매일신문

DGB 지주회장, 외부수혈? 내부발탁?…그룹 차기 수장에 이목 집중

"내부 출신 문제점 혁파 어려워" 외부 인사 무게 싣는 분위기 강해

18일 공모 마감으로 DGB그룹 차기 지주 회장과 대구은행장 지원자군이 정해지면서 앞으로 펼쳐질 그룹 CEO 선임 작업에 지역사회의 이목이 집중된다.

지주사 설립 후 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처음으로 각각 뽑는 이번 인선에서 어떤 적임자를 찾느냐에 따라 비자금 조성 및 채용비리 의혹 등 악재로 수렁에 빠진 DGB그룹이 위기를 극복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가 달렸다.

지주 회장 지원자로 알려진 인사들을 살펴보면 외부인사와 DGB 전직 임원들이 대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다. 이 중 외부인사 거의 대부분은 대구경북 출신이거나 학연 등이 있는 금융권 고위급 인사들이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분위기는 외부 인사와 DGB 출신 모두에 문호를 열었지만, 그룹이 처한 상황과 개방형 공모 취지상 외부 인사 선임 쪽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지주 한 사외이사는 "그룹 내부 출신으로는 DGB의 현 문제점들을 과감하게 혁파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다수 의견이다. 지역 사정을 잘 알면서 리더십과 풍부한 경력을 갖춘 인물을 뽑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다른 사외이사도 "DGB 순혈주의에서 여러 문제가 비롯됐다는 견해가 많다. 자리를 놓고 내부 경쟁이 심하다 보니 좋지 않은 일이 벌어졌다. (지주 회장에 퇴직임원을 제외해야 한다는) 은행 직원 다수의 의견도 존중하고 있다"고 했다.

그룹 한 임원은 "좋은 사람이 있으면 외부인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게 직원들의 대체적인 분위기"라며 "비은행 사업 분야를 개척하며 금융당국과 원만한 관계를 이끌어낼 수 있는 외부 인사를 지주 회장으로 뽑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반면 이런 분위기에도 지주 회장에 DGB 출신이 더 적합하다는 그룹 안팎의 의견도 여전히 만만찮다. TK 출신 중앙 금융인사가 오히려 득보다는 실이 많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DGB 한 관계자는 "지금 거론되는 외부인사 대부분이 TK 출신인데 과연 현 정권과 어느 정도 긴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 지역사회 및 상공계와 더 깊이 교감할 수 있고, 임기 동안뿐 아니라 DGB그룹과 더 먼 장래까지 함께할 수 있는 내부 출신이 더 적임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또 다른 그룹 관계자도 "대구은행과 경쟁 관계 은행에 몸담았던 전직 CEO가 지주 회장에 선임된다면 이를 마땅찮게 생각할 직원들도 상당수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사회가 그룹 개혁을 위해 지주 회장과 은행장 분리를 선택했지만, 지주 회장과 은행장 간 원활한 업무 분장은 선임만큼 중요한 과제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DGB 한 퇴직 임원은 "지주 회장은 하이투자증권 인수나 해외 M&A 진출 등에 전념하고, 은행장은 임원 인사권을 보장받고 은행업무에 전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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