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중도 낙마로 문재인 정부 들어 중도 하차했거나 사의를 밝힌 대구경북지역 공공기관장에 눈길이 쏠린다. 일부 기관에서는 '낙하산' 논란도 벌어지고 있다. 황록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은 올 2월 초 갑작스럽게 사의를 표명했다. 내년 10월까지 임기(3년)를 절반 이상 남긴 황 전 이사장이 특별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물러날 뜻을 밝히면서 신보 조직 전체가 술렁댔다. 신보 노조에서는 이를 두고 '현직 고위관료 내정설' '외압설' 등을 제기하며 비판했다. 황 이사장은 경북 상주 출신에 경북고를 졸업한 TK 인사다. 신보는 황 이사장 사의 직후인 2월 초 이사장 공모를 실시해 후보자 4명의 지원을 받았지만, 일부 후보에 대한 정부 관료 낙하산 논란이 일자 해당자가 없다며 현재 재공모를 진행 중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인 지난해 7월에는 이승훈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돌연 사퇴했다. 문 정부 공공기관장 중 두 번째이자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관으로는 처음이었다. 이 사장은 당시 임기를 1년 가까이 남겨뒀지만, 사표를 제출했다.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았다는 점 등이 표면적인 이유였다. 하지만 이 전 사장은 박근혜 정권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의 발기인으로 참여했고,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총리실 녹색성장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는 등 '친박인사'로 분류된 점이 새 정부 들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1월에는 한국수력원자력 이관섭 사장이 임기를 절반 이상 남기고 사임했다. 2016년 11월 취임한 이 사장은 3년 임기를 약 1년 10개월 남겨둔 상황에서 조직을 떠났다. 한수원 안팎에서는 이 전 사장이 박근혜 정부 인사인 데다 월성원전 1호기 가동 중단과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 등을 반대하며 정부 원전정책을 반박한 것이 원인이 됐다는 평이 나왔다. 이 전 사장은 대구 출신에 경북고를 나온 대표적인 TK 인사이자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에너지 공기업 사장 중 마지막으로 남은 기관장이었다.
최근에는 이헌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이 논란의 중심에 있다. 정부는 이달 초 이 이사장을 해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내부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표면적으로는 최근 공단을 상대로 감사한 결과, 기관 운영에 여러 문제점이 발견됐다는 이유다.
하지만 보수 성향의 변호사 단체인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를 지낸 이 이사장은 2015년 8월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 추천 몫으로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돼 활동했다는 점 등이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은 낙하산 인사 논란을 빚고 있다. 정부는 이달 10일 NIA 신임 원장으로 문용식 (사)공유사회네트워크 함께살자 이사장을 임명했다. 지난달 22일 임기가 끝난 서병조 원장의 후임인 문 원장은 원장 후보로 거론될 때부터 보은성 인사라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대선 때는 문재인 캠프 SNS본부 부본부장 겸 가짜뉴스대책단장을 맡아온 이력 때문이다. 문 원장은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와 총리실 산하 공공데이터전략위원회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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