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시태그: #감동실화 #폴리오바이러스 #미비포유 #앤디 서키스
*명대사: "이유는 모르겠어 이 사람이 내운명 같아" "당신과 함께여서 완벽한 삶이었어"
*줄거리: 세상 부러울 것 없는 아름다운 커플 로빈(앤드류 가필드)과 다이애나(클레어 포이). 하지만 바이러스 감염으로 로빈의 전신이 마비되면서 두 사람의 빛나는 순간은 끝나는 듯 보인다. 자괴감에 로빈은 모든 것을 포기하려 하지만, 다이애나는 헌신적인 사랑으로 남편을 돌보며 새로운 삶을 꿈꾸게 만든다.
어떻게 하필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울컥하고 억울해도 그 해답은 없다. 그래도 살아야 하는 것이다.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을 영위하며 말이다. 달링은 척수성 소아마비로 전신이 마비된 후 중증 장애인을 위한 의료기구 개발을 하며 평생을 보냈던 로빈 캐번디시라는 실제 인물의 이야기다.
영국과 아프리카를 오가며 차(tea)를 수출입 하던 로빈은 성격부터 비주얼까지 좋은 완벽남이다. 어느 날 그는 런던에서 크리켓 볼 경기에 참여하여 그곳에서 다이애나를 만나 첫눈에 반한다. 남자들을 울리기로 유명한 눈 높은 미녀 다이애나지만 로빈에게는 왠지 그렇지 않다. 다이애나 역시 그가 자신의 운명이라 느끼고 이유를 설명할 수 없지만 그냥 그가 좋다. 그렇게 사랑하게 된 두 사람은 결혼까지 일사천리로 골인한다. 결혼 후 무역업을 하는 로빈 때문에 케냐에서 살게 된 그들은 곧 태어날 아이까지 기대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이 아름다운 선남선녀를 누가 질투라도 한 걸까. 상상치도 못한 불행이 이들에게 닥쳐온다. 바로 로빈이 소아마비의 병원체인 폴리오바이러스에 감염된 것. 로빈은 하루아침에 온몸이 마비되더니 인공호흡기 없이 호흡조차 할 수 없는 중증 장애인이 되었다. 심지어 자가 호흡이 불가능하여 고작 몇 달밖에 살지 못할거라고 시한부 선고까지 받는다.
자신의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진 로빈은 모든 것을 그만 내려놓고 싶다.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까지도 포기하고 싶을 만큼 자괴감은 컸다. 그런 그를 살게 한 것은 다이애나와 친구들이었다. 그들은 집에 가고 싶다는 로빈을 위해 의사의 반대를 무릅쓰고 데려가주고 아들의 유모차를 보고 인공호흡기를 장착한 휠체어를 개발해 어디든 함께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어니스트 클라인워트 자선 신탁 기금과 영국 보건국을 설득해 12개의 휠체어를 제작한다. 자신과 같은 처지에 처한 사람들에게 자유를 선물하고 싶은 마음으로 로빈은 자선기금을 모으고 휴양센터를 건설하는 등 중증 장애인을 위해 일생을 바친다. 1974년 영국 왕실로부터 대영제국 훈장(MBE)을 받은 로빈은 그야말로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삶을 살았던 인물이다. 로빈의 진짜 삶은 장애인으로서 한계를 극복하는 순간 찾아왔다. 최악을 최선으로 바꾸는 발상 전환을 한 것이다. 그는 자신의 운명에 체념하지 않고 아내 다이애나와 든든한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병원에서 벗어나 중증 장애인이라도 세상 밖에서 자유롭게 살아갈 방법을 찾았다. 로빈은 오래 살지 못할 거라는 예상을 깨고 20년 이상을 살아내며 전신마비 환자들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 평생을 바쳤다.
가중한 시련을 이기게 한 로빈의 비법은 타고난 긍정적인 성격과 유머였다. 생사를 오가는 순간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 그의 성격 덕분에 영화는 마냥 슬프지 않고 유쾌하게 흘러간다. 반면 그를 그 순간에도 웃게 하고 지탱할 수 있게 한 힘은 아내와 든든한 친구들이었다. 그들은 로빈이 계속 숨 쉬어야 하는 이유였다. 이들이 일구어낸 일들이야말로 '사랑'이었으리라. 사랑은 물들 듯 퍼져서 위대한 업적으로 이루어진다. 신은 인간이 견딜 수 있을 만큼의 고통을 준다고 했다. 영화 속 대사로도 등장하는 이 말은 어떻게 생각하면 힘이 되기도 하지만 고통을 감내하는 자에게는 막연한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로빈과 다이애나를 보면 그들이 딛고 일어선 것은 인간만이 해낼 수 있는 사랑과 의지라는 생각이 든다.
캐번디시라는 성에서 짐작할 수 있듯 제작을 맡은 조나단 캐번디시는 로빈 캐번디시의 아들이다. 그는 명작 로맨스물 '브리짓 존스' 시리즈를 만들어낸 영국의 대표적인 프로듀서로 언젠가는 했어야 할 집안 이야기를 드디어 스크린에 옮겨낸 것이다. 유머 감각이 넘친 아버지를 닮아 그는 이번 작품에 대해 "역사상 가장 큰 돈을 들여 만든 홈 무비"라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로빈 역의 앤드류 가필드는 영국 출신 연기자로 전 세계적 명성을 얻은 배우로 입체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러닝타임의 대부분을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로 연기하는데 그의 연기는 전혀 답답하거나 수동적이지 않다.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지만 온몸을 움직이는 듯 살아있는 듯하다.
이 영화가 주목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감독 앤디 서키스다. 앤디 서키스는 모션 캡처 연기의 대가로 '달링'은 그의 첫 감독 데뷔작이다. 반지의 제왕 골룸, 킹콩 등에서 본인 신체의 한계를 뛰어넘는 연기에 능숙한 배우인 그였기에 그가 가진 노하우로 만든 '달링'은 무리 없는 데뷔작으로 보여진다. 드라마틱한 스토리지만 영화는 의외로 평온하다. 서양과 동양의 사고방식 차이일까. 주인공은 전신이 마비되는 비극을 겪으면서도 마치 별것 아닌 생채기가 난 듯 대수롭지 않게 행동한다. 앤디 서키스는 "러브 스토리일 뿐 아니라 진실하고 유머가 담겼기 때문에 이 각본은 특별하다"라며 작품의 온기에 주목했다. 다이애나와의 러브스토리, 로빈의 밝은 성격과 친구들이 보여주는 영국인 특유의 정감 넘치는 유머감각으로 전혀 무겁지 않다. 병과 고통으로부터 출발한 스토리지만 영화는 오히려 힐링을 선사한다.
로빈은 몸소 보여준다. 삶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수동태여서는 안 된다고. 삶은 끈질기고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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