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남북 정상회담 때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군사분계선(MDL)을 도보로 넘어 남측 땅을 밟은 뒤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악수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쪽 땅을 밟는 의미를 갖는 동시에 걸어서 MDL을 넘어오는 장면이 전 세계에 생중계되면 회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권혁기 춘추관장은 18일 브리핑에서 "남북 정상회담 제2차 실무회담에서 양측은 의전'경호'보도 부문에 대한 큰 틀에서의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우리 측은 김 위원장이 도보로 MDL을 넘고, 문 대통령이 그 자리에서 김 위원장을 영접함으로써 남북 관계의 획기적 전환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을 연출하는 방향으로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차를 타고 회담장인 평화의 집에 바로 도착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지만, 김 위원장이 MDL을 직접 걸어서 넘는 것으로 합의했을 가능성이 크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걸어서 오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결정되지 않았다"고 했지만 "김 위원장의 이동동선이 생중계된다"고 설명했다.
판문점 북측 지역의 판문각과 남측 자유의 집 사이에 놓인 MDL은 높이 5㎝, 폭 50㎝의 콘크리트 턱으로 표시돼 쉽게 넘을 수 있다. 김 위원장이 MDL을 넘을 때 부인 리설주와 동행하는 방안을 남북이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문 대통령도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MDL에서 김 위원장 부부를 맞을 수 있다.
김 위원장이 도보로 MDL을 넘을 경우 문 대통령이 직접 평화의 집으로 안내할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이 평화의 집에 들어서면서 회담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2000년 첫 남북 정상회담에서 비행기를 이용해 방북했던 김대중 당시 대통령은 순안공항에서 북쪽 땅을 밟았고, 2007년 10월 정상회담 때에는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차량으로 가다가 MDL 근처에서 내려 도보로 넘었다.
이번 회담은 27일 하루 동안만 진행되지만 두 정상은 판문점에서 당일 오찬과 만찬을 함께하며 충분한 대화를 나눌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사항들은 추가 실무회담을 열어 논의한 뒤 고위급회담을 통해 확정할 예정이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지속 가능한 남북 관계 발전의 길을 여는 확고한 이정표를 만들어야 하며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이끌어내는 길잡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언론사 사장단 오찬간담회에서 "65년 동안 끌어온 정전체제를 끝내고 종전선언을 거쳐 평화협정의 체결로 나아가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남북미가) 비핵화 개념에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과거 많은 분이 예상했던 것은 북한이 핵보유국의 지위를 주장하면서 핵확산 금지나 동결 선에서 미국과 협상하려고 하고 미국도 그런 선에서 북한과 합의할 수 있는 것 아니냐, 그런 점에서 우리하고 차이가 있다는 식으로 예측했지만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 변화와 관련, "주한미군 철수 등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제시하지도 않고 오로지 북한에 대한 적대정책의 종식, 자신에 대한 안전 보장을 말할 뿐"이라며 "그 점이 확인됐기에 지금 북미 간에 회담하겠다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나 비핵화가 될 경우 평화체제를 한다든지 북미 관계를 정상화한다든지 또는 그 경우 북한의 경제 발전을 위해 국제적으로 돕는 식의 큰 틀의 원론적인 합의는 크게 어려울 것 같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찬 간담회에는 서울에 본사를 둔 47개 언론사 사장들이 참석했다. 청와대는 지방에 본사를 둔 언론사 사장들과의 간담회도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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