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르포] 직접 가본 판문점…불과 버스 두 대 거리 두고 남북 대치하는 JSA

도끼 만행사건 후 MDL 표시, 우리 쪽 구역 평화·자유의 집 현장 수리 내부 공개는 안 돼

남측 경비병들이 북측 판문각을 바라보며 경계 근무를 하고 있다. 판문각 입구에도 경계근무 중인 북한 군인이 보인다.
남측 경비병들이 북측 판문각을 바라보며 경계 근무를 하고 있다. 판문각 입구에도 경계근무 중인 북한 군인이 보인다.

"이제부터 허락된 장소 이외에서 사진 촬영은 금지됩니다. 100m 단위로 경계초소가 있고 10m 간격으로 크레모아(폭탄)가 설치돼 있기 때문에 각별히 지시사항을 따라 주셔야 합니다."

청와대가 18일 마련한 '판문점 프레스 투어' 버스가 '통일의 관문 파주!'라는 간판이 인상적인 민통선(민간인통제구역) 입구에 도착하자 군인들이 버스에 올랐다. 기자들의 신분을 확인하기 위해서였지만 저절로 긴장감이 엄습했다.

민통선에서 판문점으로 가는 길은 남북이 갈라지기 이전부터 있었다. 목포에서 신의주까지 연결된 1번 국도다.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이 소떼를 몰고 방북했던 길로도 유명하다. 민통선에서 유엔군사령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까지 가는 데는 20여 분이 걸렸다. 이런 위험한 곳에 50여 가구로 이뤄진 대성동이란 이름의 민간인 마을이 있다. 주민들은 농작물을 경작하는데 민통선 안은 모두 국가 소유 땅이어서 토지 소유는 안 되고 경작만 가능하다. 또 자정에는 통행금지가 이뤄진다. 여성이 시집올 때를 제외하고는 인구 유입도 안 된다.

JSA 입구 오른쪽에는 최전방 초소가 있다. 규모가 상당해 눈길을 끈다. 동행한 군인은 "지금 타고 있는 버스 길이가 11m인데 우리 초소와 북한군 초소의 거리는 22m밖에 되지 않는다. 버스 두 대 거리를 두고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 오른쪽에는 북한 민간마을이 보였다. JSA에 남한과 같은 북한 민간마을도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하지만 순수 민간마을이 아니라 대남 선전용으로 조성된 마을이다. 마을 중앙에 설치된 커다란 깃대에 내걸린 인공기가 선전을 위한 마을임을 보여줬다.

드디어 판문점에 도착했다. 정상회담장인 '평화의 집'이 있는 곳이다. 원래 판문점 내에서는 남북 경계가 없었으나 1976년 '도끼 만행 사건' 이후 판문점 내에도 군사분계선(MDL)이 그어졌다. '도끼 만행 사건' 직후 남북 측 군사정전위원회가 T1'T2'T3 회담장 사이에 폭 50㎝, 높이 5㎝ 콘크리트 연석을 깔고 회담장 바깥에는 10m 간격으로 높이 1m 말뚝을 설치, 군사분계선을 표시했다.

판문점 내 우리 쪽 구역에는 '평화의 집'과 '자유의 집'이 들어서 있다. MDL을 사이에 두고 평화의 집은 북측 통일각과 대칭되고, 자유의 집은 판문각을 마주 보는 구조다. 정상회담은 남측에 있는 평화의 집에서 이뤄지는 만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보로 월남한다면 T1'2'3 회담장 문을 통해 자유의 집을 거쳐 평화의 집으로 오게 되는 구조다. 차량을 이용하면 자유의 집을 거치지 않고 건물 옆 길을 이용해 곧바로 평화의 집으로 입장한다. 회담장 인근에는 헬기장이 설치돼 있어 하늘길로 월남하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취재진의 관심이 집중된 곳은 정상회담 장소인 평화의 집이다. 애초 청와대는 평화의 집 내부도 공개한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리모델링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이날 내부 공개는 이뤄지지 않았다. 평화의 집 리모델링은 20일쯤 마무리될 예정이다. 정상회담장은 평화의 집 2층에 마련되며, 3층은 오'만찬이 가능한 연회장으로 꾸며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평화의 집 1층에는 기자실과 소회의실 등이 있었으나 이번 정상회담 때 판문점 현장 풀(POOL) 취재단이 이 기자실을 사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