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교육부가 현재 중3 학생부터 적용될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교육현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교육부가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에 이송한 대입 개편안의 조합은 수십 가지에 이른다. 여기에 국가교육회의가 오는 8월 초 국민 여론에 따라 대입제도 개편 권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히면서 벌써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국가교육회의에서 다룰 대입 개편안의 쟁점안과 예상되는 변화 등을 살펴봤다.
◆국가교육회의, 어떤 내용 논의하나?
교육부가 국가교육회의에 요청한 핵심 쟁점은 ▷선발 방법 ▷선발 시기 ▷수능 평가 방법 세 가지다.
'선발 방법'은 정시와 학생부종합전형(학종) 간 적정 비율을 조정하는 방안이다. 수능 전형을 확대하면 재수생, 검정고시생 등 다양한 수험생에게 기회가 확대되며, 객관적인 수능 성적으로 대입의 공정성이 확보된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공론화 과정에서 정시 확대 의견이 다수일 경우, 정시 확대는 사교육과 과도한 입시 경쟁을 부추긴다는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선발 시기'는 수시와 정시 통합에 관한 쟁점이다. 교육부는 현재 방식을 유지하는 방안과 수능 이후 수시'정시를 통합해 실시하는 방안을 이송한 상태다. 교육부는 수시'정시 통합의 배경으로 대입 전형을 단순화하고 고교 3학년 수업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필요성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이 경우 생길 수 있는 논란은 학생들의 전체 지원 기회가 줄어든다는 점이다. 교육부 이송안에 따르면 대입 지원 기회는 현재 9회(정시 3회, 수시 6회)에서 총 6회로 축소된다. 또 입시 기간이 짧아지면서 수도권대와 지방대의 전형이 겹치다 보면 지방대의 정원 미달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수능 평가 방법'은 수능 절대평가'상대평가에 관한 논의로 여론이 가장 첨예하게 갈리는 부분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제안했던 전 영역 절대평가, 일부 절대평가 두 가지 방안에 '3안'인 수능 원점수제를 추가로 논의 대상에 올렸다.
수능 전 영역 절대평가 방안인 '1안'은 수능 7개 전 과목에서 원점수에 따른 등급(9등급)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이는 학생들의 수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학생 간 변별력이 떨어지고 검정고시생, 만학도 등에게도 불리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현행 수능처럼 일부 영역에서 상대평가를 유지하는 방안인 '2안'은 현행 수능 체제에서 '제2외국어/한문'을 추가로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것이다. 또 올해 고교 1학년부터 배우는 '통합사회'통합과학'도 절대평가로 실시한다. 입시 전문가들은 2안이 아랍어 쏠림 현상을 완화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상대평가 과목으로 사교육이 집중될 부작용도 우려하고 있다.
수능 원점수제와 절대평가 방식을 합친 '3안'은 국어'수학'탐구영역은 원점수를, 영어'한국사'제2외국어/한문은 등급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3안'은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 등에서 벗어나 평가가 단순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단, 선택 과목 간 유불리를 보정할 수 없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1'2'3안의 공통점은 제2외국어/한문이 모두 절대평가로 바뀐다는 점이다"며 "아랍어처럼 생소한 과목보다는 고교별로 선택이 많은 일본어, 중국어, 한문 등의 과목 선택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교 유형별 유불리 달라져
학생, 학부모들의 관심사가 가장 집중되는 쟁점은 수능 절대평가 도입 여부다. 학생이 속한 고교의 유형에 따라 대학 진학 시 유불리가 확연히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내신이 기존처럼 상대평가 방식을 유지한다고 가정했을 때, 수능 전 영역 절대평가(1안) 방안이 채택된다면 수능의 변별력이 약해지면서 특목고'자사고가 불리해진다. 내신에서 유리한 일반고 학생은 이 경우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놓인다.
반면, 내신은 상대평가 방식을 유지하고 수능 평가 방안은 2안이나 3안으로 결정될 경우 특목고'자사고'일반고 학생 간 유불리는 기존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내신이 절대평가 방식으로 바뀌고 수능에도 절대평가가 도입된다면 특목고'자사고 학생이 유리하며 일반고 내신 상위권 학생들은 약간 불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내신과 수능의 변별력이 사라지면서 대학에서 상위권 고교의 학생을 내부적으로 더 높게 평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내신은 절대평가인 상황에 수능 상대평가 방안인 2안 및 3안이 도입된다면, 수능의 영향력이 커져 특목고'자사고는 유리해지고, 일반고는 불리해질 전망이다.
지역 입시업체 관계자는 "대입 전형이 단순화되어도 학생부교과전형, 학종, 수능 세 가지 큰 틀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며 "수능이 개편되더라도 지방 대학은 학생부교과전형을 통해서 많은 인원을 선발하고, 서울 소재 대학들은 여전히 학종으로 더 많은 인원을 선발할 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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