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 이른바 '드루킹' 사건을 지켜보면 어떤 정권이 들어서든 간에 후진적인 정치 문화, 정권 실세의 도덕적 해이는 여전히 바뀌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드루킹'과 연관된 김경수 민주당 의원의 말 바꾸기와 발뺌, 수사기관의 권력 눈치 보기 등은 과거의 정치사건 등에서 너무나 흔하게 봐온 모습이다.
'드루킹' 사건이 자유한국당 주장처럼 '정권 게이트'인지, 민주당 주장처럼 '정치 브로커의 해프닝'인지 아직 알 수 없다. 그렇지만, 매일 새로운 의혹이 등장하고, 그럴 때마다 김 의원, 수사기관 등이 계속 말을 바꾸니 국민들은 헷갈리고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무엇이 그리 켕기기에 감추고 발뺌하는지, 도무지 믿으려 해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다.
김경수 의원은 14일 기자회견에서 "'드루킹'과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받기만 했다"고 해명했다. 16일 기자회견에서는 "홍보하고 싶은 기사 URL(인터넷 주소)을 주위 분들에게 보냈는데, '드루킹'에게도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을 바꿨다. '드루킹'의 인사 청탁에 대해 14일에는 "청탁이 뜻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자, 불만을 품은 것으로 보였고, 그렇게 끝난 일"이라고 했다가 16일에는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한 변호사의 이력서를 청 인사수석실에 전달했다"고 했다.
새로운 사실이 밝혀질 때마다, 기자회견을 할 때마다 말이 달라지니 도대체 진실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김 의원 스스로 불신감과 의혹을 조장해놓고, 과장보도하는 언론, 수사정보가 새어나오는 경찰을 탓하고 있으니 어이가 없다. 아무리 대통령과 가깝다지만, 미국이라면 이런 식의 말 바꾸기와 발뺌을 하고도 도지사에 출마할 수 있었을까.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관 출신이 아니라 세종대왕의 비서관 출신이라 해도 어려운 일이다.
경찰은 부실'늑장수사 의혹에다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이 김경수 의원을 감싸는 듯한 거짓말 브리핑으로 도마에 올라 있다. 경찰은 권력의 눈치를 보다 보니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것 같고, 검찰은 팔짱 낀 채 경찰의 무능을 즐기고 있다. 이 사건 하나만 봐도 한국은 아직도 한참 멀었다는 자탄을 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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