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검찰 "박인규 전 대구은행장 10여건 채용비리 연루"…소환 조사

검찰이 23일 박인규(64) 전 대구은행장을 채용비리 등 혐의로 소환 조사했다.

박 전 행장은 2014년부터 2016년 사이 10여건의 채용비리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있다.

대구지검 특수부(박승대 부장검사)는 박 전 행장에게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전 행장은 2016년 자신을 보좌하던 직원 자녀 채용과 관련해 위법한 지시를 한 의혹 등을 받고 있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에서 수사 의뢰된 건 외에 박 전 행장이 다른 채용비리에도 연루된 정황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 전 행장은 이날 오전 9시 30분께 변호인과 함께 대구지방검찰청 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검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하고 대구지검 특수부 조사실로 향했다.

대구은행 채용비리를 수사하는 검찰은 30여 건의 의혹 사례를 확보해 수사를 벌였으나 실제 혐의를 확인한 것은 10여건인 것으로 전해졌다.

압수수색 과정에 확보한 '청탁리스트'에 등장한 청탁자 수사와 관련해서는 뇌물등 대가관계가 있거나 압력이 행사된 경우 등은 처벌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다만 "일반적인 청탁의 경우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박 전 행장은 취임 직후인 2014년 4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법인카드로 상품권을구매한 뒤 판매소에서 수수료를 제하고 현금화하는 일명 '상품권 깡' 방법으로 비자금 30억여원을 조성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그가 조성한 비자금 가운데 1억원 상당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전 행장이 은행 부인회 조직을 비자금 조성 창구로 이용한 정황도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대구지검은 박 전 행장이 부인회를 통해 수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부인회가 바자회 수익금을 자선기관 등에 기부할 돈을 은행 측이 내고,부인회에서는 현금으로 은행에 돈을 돌려주는 방식으로 비자금이 만들어진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1975년 봉사단 형태로 출범한 대구은행 부인회는 행장을 비롯해 계열사 대표와 지점장 등 배우자 등 320여 명으로 구성된 단체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비자금 조성 행위 자체가 모두 죄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돈의 사용처 등을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은행 측은 "부인회는 봉사활동 등을 주로 하는 단체로 사적 용도로 돈을 쓴경우는 없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채용비리 사건과 관련 전 인사부장을 구속하는 등 지금까지 대구은행 전·현직 인사 담당자 4명을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등 혐의로 입건했다.

검찰은 박 전 행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와 관련해 "조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할 사안이며 현재까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전 행장은 검찰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되자 지난달 29일 DGB금융지주 회장과 대구은행장 자리에서 모두 물러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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