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더 큰 국비 확보" 뇌연구원 전략 변경…글로벌 뇌연구 생태계 구축 추진

건축비 대구市가 부담하고 뇌 연구 신규 국책사업 유치

대구시가 예산 문제로 지지부진한 한국뇌연구원 2단계(우뇌) 건립 사업의 추진 전략을 변경했다. 정부에 요구하던 건축비를 시가 부담하는 대신에 뇌 연구 관련 신규 국책사업을 유치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가 2단계 사업 건축비를 내야 한다는 입장을 정부가 고수하기 때문에 추가 사업을 제안해 더 큰 규모의 국비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대구시와 한국뇌연구원(이하 뇌연구원)은 '글로벌 뇌연구 생태계 기반 구축사업'(2019~2022년)을 새롭게 추진한다고 24일 밝혔다. 이 사업은 450억원 규모로 뇌연구원 확장 부지(3만5천116㎡)에 뇌융합 연구센터와 뇌과학 빅데이터센터 구축 등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로써 치매와 파킨슨병 등 뇌질환 극복기술을 활용하고, 연구데이터 원천기술을 공유해 이종기술 간 융합연구를 촉진한다는 것이다. 올해 우선 내년도 국비 31억원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뇌연구원은 이달 초 '주요사업 중장기 추진전략 수립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다음 달까지 용역을 마무리함으로써 신규 국책사업에 대한 근거를 마련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3월 시와 뇌연구원은 중장기 발전전략 수립을 위한 협의를 진행했고, 이달 초에는 연구용역에 대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의견을 수렴하기도 했다.

이번 신규 사업은 건축비 문제로 중단된 뇌연구원 2단계 건립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것이다. 2단계 건립은 시의 과도한 건축비 부담 때문에 지난해부터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설계비 명목으로 국비 7억5천만원을 확보했지만, 시가 나머지 건축비 332억원을 마련하지 못하면 설계를 시작할 수 없다. 정부가 시의 건축비 확보를 국비 집행의 조건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시는 뇌 연구가 고령화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산업 혁신을 가져올 중요한 국가 과제임에도 지자체가 모든 건축비를 투입하는 것이 부담이라는 입장이었다. 이미 2012~2014년 1단계(좌뇌) 사업에 시비를 864억원이나 투입했기 때문에, 정부가 2단계 건립 건축비 일부를 부담해야 한다고 설득했지만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2단계 건축비를 부담할 수 없다는 정부의 입장이 완강해 이대로라면 올해도 지난해처럼 설계를 시작하지도 못할 수 있다"며 "2011년 뇌연구원 유치 이후 뇌 연구 인프라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뇌융합 연구센터와 빅데이터 센터 등 시설 구축을 통해 뇌 연구 기능을 보강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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