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군 의장대 사열을 하게 된다. 2000년과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도 북한군 의장대를 사열한 바 있으나 북한 최고지도자가 국군 의장대를 사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방부는 25일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북 간 신뢰 회복을 위한 남북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도록 하기 위해 남북 정상에 대한 예우를 갖추는 의미로 3군(육'해'공군) 의장행사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의장대 사열은 역사적 유래, 국제적 관례 및 과거 사례 등을 바탕으로 상호 존중과 예우를 다하기 위해 군의 예식 절차에 따라 실시하기로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의장대 사열은 서양 중세 때 통치자가 자국 방문자에게 힘을 과시하기 위한 의식 행사에서 유래했으며, 현대에는 각국에서 국빈에게 경의를 표하는 의식으로 치러지고 있다. 국방부는 "과거 냉전 시대 미'소, 미'중 갈등이 극심했던 상황에서 리처드 닉슨 미 대통령의 방소'방중, 미하일 고르바초프 옛 소련 서기장의 방미 등 정상회담 시 각국이 상대국 정상에게 의장대 사열을 행했다"고 강조했다.
의장대 사열은 판문점 공간이 협소한 탓에 규모를 줄인 '약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식 의장행사 규모는 약 150명이지만 약식은 약 100명이다. 군 관계자는 "의장행사의 정확한 규모는 현장 상황 등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앞서 25일 의장대 사열과 관련, "(판문점을 관할하는) 유엔군사령부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의장대 사열 형태는 참관자의 급(級)이나 장소 등에 따라 다양하지만 참관자가 국가원수일 경우 통상 국가 연주와 국기 게양, 예포 발사(21발) 등이 이뤄진다. 김대중 대통령은 2000년 6월 13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안내를 받으며 인민군 명예의장대를 사열했다. 당시 태극기 게양이나 애국가 연주, 예포 발사 등은 없었으나 의장대'군악대가 레드 카펫을 따라 도열했다.
2007년 10월 2일 노무현 대통령의 평양 방문 당시에는 평양시 모란봉구역 4'25문화회관 광장에서 환영행사가 열렸다. 노 대통령은 김 국방위원장과 함께 분열대에 올라가 육'해'공 인민군을 사열한 뒤 북한 고위 인사들과 인사를 나눴다. 당시에도 태극기 게양이나 애국가 연주, 예포 발사 등은 없었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이뤄질 사열에서는 판문점이 무기 반입 등을 제한하고 있고, 최전방 지역인 만큼 의장대 사열에서 예포 발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인공기 게양이나 북한 국가 연주 등 역시 논란이 될 수 있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선례에 따라 생략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우리 군이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는 상황에서 북한 최고지도자에게 예를 표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남북 정상회담이라는 행사의 성격과 과거 남북 정상회담 전례를 고려해 상호 존중과 예우를 다하는 화답의 의미이며 충성과 복종의 의미는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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