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통 대신 공천으로 지역 장악 노려

한국당 친박 초선 국회의원 地選 공천 행태 비난 봇물

악순환처럼 반복돼 온 자유한국당의 내리꽂기 공천이 지방자치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다음 총선이 불안한 대구경북(TK) 친박(친박근혜)계 초선 국회의원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인 '지역 장악'을 위해 행정능력보다는 '충성도'에 따른 공천 결정을 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4선의 주호영 한국당 의원(대구 수성을)은 25일 지방선거 대구 기초단체장 공천을 두고 "대구에서 광역의원 3명이 기초단체장 공천을 받았는데, 이는 옳지 않다"며 "기초단체장은 정무적 판단을 하기보다는 주민 가까이에서 행정을 책임지는 사람이다. 행정은 행정 전문가가 맡는 게 좋다"고 말했다. 또 "TK가 수많은 대통령을 배출했는데도 지금 남은 게 아무것도 없고, 정치력도 상실했다"며 "TK 의원들이 '텃밭'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주 의원의 지적대로 대구에서는 중구(류규하)'남구(조재구)'달성군(조성제) 등 3곳, 경북은 김천(김응규)'영천(김수용) 등 2곳의 기초단체장 공천 확정자가 광역의원 출신이다. 또한 25일 현재 대구 동구청장 공천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앞서 권기일 전 대구시의원이 단수추천됐다가 번복된 바 있다.

이 가운데 김천을 제외한 모든 지역이 2016년 이른바 '친박 공천'으로 국회에 입성한 초선 의원들이 당원협의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천은 지난 2월 원외 인사인 송언석 전 기획재정부 차관이 당협위원장으로 선임된 곳이다.

이 때문에 이번 TK 기초단체장 공천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선도 곱지 않다.

정치권 관계자는 "친박 낙하산 공천을 받은 TK 초선 의원 대부분은 지역구 행사장에서 마이크 잡고 인사만 하지 전통시장 방문 등 주민과 소통'스킨십을 하려는 시도는 좀처럼 않고 필요성도 모른다. 그래서 TK 초선 의원이 서울이나 수도권처럼 경쟁이 치열한 곳의 초선 의원과 비교해 지역구 장악력이나 활동력, 기반이 현저히 떨어진다"며 "다음 총선 준비를 위해 지역 장악력은 높여야겠고 그러다 보니 지방의원들을 줄세우기하며 눈치 보다가 다음에 자기 선거를 잘 도와줄 것 같은 지역 영향력자를 기초단체장으로 공천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그래서 TK 초선 의원들이 지방의원에 업혀가려고 하기보다는 주민과 접촉하며 그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등 내실을 기르는 데 더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지방의원들은 지난 총선 때 친박 초선 의원들이 잘나서가 아니라 장삼이사(張三李四)라도 공천만 받아오면 도왔을 것이다. TK 초선들은 이런 현실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또 "국영수, 예체능 모두 잘하면 가장 좋겠지만 선수에 따라 기대치와 필요한 능력이 다르다. 초선은 초선답게 예체능에 집중하면서 국영수 기초를 다져나가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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