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폐교 위기 대구 종로초교, 도시 재생으로 웃다

재개발·재건축 활기 학생 늘어 저물 뻔한 118년 역사 기사회생

118년 역사의 대구 중구 종로초등학교가 폐교 위기를 딛고 기사회생하고 있다. 지속적인 학생 수 감소로 한때 학교 통'폐합 우려까지 제기됐지만 활발해진 도심 재개발'재건축으로 학생 수가 늘고 있다.

종로초교 학생 수는 1990년대 이후 꾸준히 감소했다. 26일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1964년 3천80명에 달했던 학생 수는 1991년 1천64명으로 3분의 1까지 줄었다. 이후 2010년대 들면서 더욱 가파르게 감소해 지난 2013년에는 개교 이후 최소인 104명을 기록하며 학년당 1, 2개 반을 간신히 유지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학생 수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도심 공동화 현상이었다. 실제로 종로초교가 있는 중구는 1991년만 해도 13만7천178명이 살았지만 2013년에는 7만6천여 명까지 인구가 줄었다. 게다가 주거지역이 남산동'대봉동 등에 집중돼 북성로'향촌동 등 상업지구에 위치한 종로초교는 직격탄을 맞았다. 이 때문에 학교 안팎에서는 통'폐합 혹은 폐교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그러나 중구 지역에 도시재생사업이 활발해지고 재개발'재건축이 이어지면서 위기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종로초교 북편은 도시환경 정비사업구역으로 지정돼 재개발이 추진 중이다.

713가구 규모의 인근 오피스텔도 내년 준공을 앞두고 있다. 최근 수창동 일대에 들어선 대단지 아파트 학생은 학군상 수창초교로 우선 배정되지만 향후 공동학군으로 지정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교육 당국과 총동창회의 꾸준한 노력도 결실을 보았다. 대구시교육청은 지난 2013년 종로초교를 '행복학교'로 지정했다. 폐교 위기에 몰린 학교에 예산을 지원해 특화 과정을 개설, 학생들이 유입될 수 있도록 돕는 정책이다. 이에 따라 종로초교의 학생 수는 2013년 이후 조금씩 늘고 있다. 현재 학생 수는 128명으로, 지난 2016년부터 120명대 후반을 유지하는 상황이다.

황창기 종로초교 총동창회장은 "오랜 전통을 가진 학교가 사라질까 봐 불안했는데 안정적으로 되살아날 여건이 조성돼 마음이 놓인다. 2만여 동문들 모두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했다.

한편 종로초교는 대구에서 가장 오래된 초등학교로 지난 1900년 11월 11일 설립됐다. 당시 대구부 남성정교회(현 제일교회) 인근 초가집에 터를 잡았으며, 해방 후 공립화를 거쳐 1955년 종로(鐘路)라는 이름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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