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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남북 정상회담] 文대통령, 김정은 제안에 北으로 10초 깜짝 월경

두 정상 역사적 만남 순간…文 "나는 언제쯤 북에" 묻자, 金 "지금 넘어가 볼까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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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상회담을 위해 처음 대면한 자리에서 함께 '깜짝 월경'하는 돌발상황이 터져 나오는 등 각본 없는 드라마가 연출됐다. 두 정상이 손을 잡고 이런 장면을 연출한 것과 관련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조성한 '상징적 움직임'이자 젊은 북한 최고지도자의 '치밀함'이 드러난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은 폭 50㎝, 높이 5㎝로 된 군사분계선(MDL) 앞에서 약 20초간 손을 맞잡은 채로 정상 간 첫 대면 대화를 나눴다. 이어 문 대통령 손짓에 따라 김 위원장이 MDL을 넘어왔다. 바로 그 자리에서 두 정상은 남쪽 자유의집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그 자리에서 다시 돌아서 북쪽 판문각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했다.

이후 문 대통령 안내로 두 정상이 공식 환영행사장인 평화의집 앞 광장으로 이동하려 할 때 김 위원장이 즉석 제안을 내놨다. 김 위원장은 손으로 북측 지역을 가리키며 함께 넘어가자는 듯한 제안을 했다. 문 대통령이 즉시 응하지 않자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 손을 잡고 북쪽으로 이끌었다. 두 정상은 약 10초간 북측에서 머무르고 나서 다시 손을 잡고 MDL 남측으로 넘어왔다.

이는 정부가 사전에 공지한 일정이나 리허설에 없던 동선이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양측 수행원은 물론 취재진마저 잠시 긴장했지만 이내 일제히 손뼉을 쳤다. 이 장면은 정상회담 전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상봉을 한층 화기애애하게 만들어줬다. 이를 기점으로 정상회담 분위기가 살아났다는 분석이다. 청와대는 당시 상황에 대해 문 대통령이 "나는 언제쯤 (북한에) 넘어갈 수 있겠냐"고 묻자 김 위원장이 "지금 넘어가 볼까요"라고 말하며 문 대통령 손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의 깜짝 제안은 그의 파격적 성격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CNN은 "상징적 행위였다"고 설명했다. ABC뉴스는 짧은 순간 두 정상이 남북 땅을 모두 밟는 장면이 연출됐다며 "외국에서 우스꽝스럽게 희화화됐던 젊은 지도자는 상당한 부담이 있는 이벤트 속에서도 치밀함을 드러냈다"고 평했다.

파격적 상황은 더 이어졌다. 양 정상과 양측 공식 수행원들은 판문점 광장에 두 줄로 서서 기념촬영을 했다. 예정에 없던 이벤트로, 이번에는 문 대통령 제안으로 이뤄졌다. 김 위원장이 의장대 사열과 양측 수행원들과의 인사가 끝난 뒤 "오늘 이 자리에 왔다가 사열을 끝내고 돌아가야 하는 분들이 있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그럼 가시기 전에 남북 공식 수행원 모두 기념으로 사진을 함께 찍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두 정상이 앞줄에 선 가운데 양측 수행원들은 앞줄과 뒷줄에 섞여 환하게 웃으며 역사에 남을 기념사진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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