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핵 없는 한반도' 손 잡았다…남북 정상 '연내 종전·평화협정 전환' 선언

한반도에 진정한 봄이 왔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문에 서명한 후 서로 손을 잡고 활짝 웃고 있다. 한국 공동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문에 서명한 후 서로 손을 잡고 활짝 웃고 있다. 한국 공동 사진기자단

한반도, 아니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한 편의 드라마가 나왔다. 70년의 길고 긴 분단 역사를 짊어졌던 한반도의 허리, 판문점에서였다.

북한 최고 지도자로서는 사상 최초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27일 오전 9시 30분 남측으로 내려온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판문점 우리 측 지역인 평화의집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100분간에 걸친 정상회담을 가진 뒤 '핵 없는 한반도 실현' 등의 내용이 담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채택했다. 이날 오후 문 대통령과 공동으로 판문점 선언에 서명한 김 위원장은 서명 직후 문 대통령과 함께 공동발표식까지 가졌다. 북한 최고 지도자가 우리 대통령과 공개된 장소에서 나란히 마이크 앞에 서 남북 공동선언에 대한 의미까지 밝힌 것 역시 한반도 분단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초미의 관심사인 북한 비핵화와 관련, 남북은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다'는 내용을 선언문에 넣었다. 대통령 비서실장인 임종석 남북정상회담준비위원장은 지난 26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북한의) 뚜렷한 비핵화 의지를 명문화할 수 있다면, 더 나아가 이것이 한반도에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의미함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면 이번 회담이 매우 성공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정상회담에서 우리 측이 최우선 의제로 뒀던 비핵화 명문화라는 결과물이 이번 판문점 선언에서 도출된 것으로 분석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7일 판문점 선언에 대한 브리핑을 하면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했다.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쓴 데 주목해 달라. 핵 없는 한반도 실현의 의지를 확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그동안 남북대화가 있을 때마다 비핵화는 회담 의제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고수해왔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종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고, 핵 폐기로까지 해석될 수 있는 '완전한 비핵화'라는 문구를 공동선언문에 명기했다.

남북은 비핵화 외에도 군사적 긴장 상태 완화를 통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협력도 선언문에 담았다. 남북은 다음 달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확성기 방송'전단 살포 등 모든 적대 행위를 중지하고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기로 했다. 남북은 이런 노력들을 바탕으로 정전협정 체결 65년이 되는 올해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동시에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추진하기로 했다.

남북은 또 남북 고위급 회담 개최, 개성에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설치, 민족 공동행사 적극 추진, 2018년 아시아경기대회 등 국제경기 공동 진출, 남북 적십자 회담을 통한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 교류 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 도로를 연결하고 현대화시켜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도 만들기로 했다. 이런 연장선에서 문 대통령이 올가을 평양을 방문하는 것에도 뜻을 모았다.

이날 오전 남측으로 내려온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소나무 공동 식수'문 대통령과의 산보를 겸한 단독 회담'판문점 선언 서명 및 공동발표'만찬 등의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 뒤 오후 9시 30분쯤 북측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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