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국립국어원에서 제안한 순화어들은 널리 쓰이는 말들을 무리하게 순우리말로 바꾸려 한 것들이 많았다. 컴퓨터를 '슬기틀', 스마트폰을 '똑똑전화', 하이힐을 '까치발구두'로 순화하자고 한 것 등이 대표적인 예인데, 이런 말들은 이미 많이 사용되고 있는 말을 사람들의 언어 감각과 맞지 않는 말로 순화를 하려다 보니 사람들로부터 외면받았다. 한 국어학자가 이화여자대학교를 '배꽃 계집 큰 배움터'라고 순화하자고 한 것은 국어 사랑이 아니라 사람들의 언어 감각을 무시한 잘못된 순화의 대표적인 예로 이야기가 되고 있다. 계집과 여자는 어감이 다르고 배움터와 학교는 의미도 다르다. 그런 식의 순화는 이화여대처럼 줄여서 쓰기도 어렵고 새로운 단어를 생성해 내기도 어렵다. 이와 달리 의미와 사람들의 언어 감각을 고려하여 이른 시점에 순화한 말들은 외래어, 외국어를 밀어내고 정착되기도 하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댓글'이다.
댓글은 영어의 '리플라이'(reply), 줄여서 '리플'이라는 말을 순화한 것이다. 인터넷 게시판에는 다른 사람이 올린 글에 대해 답변을 하거나, 글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올리는 'reply'라는 기능이 있었다. '리플'이라는 말은 현재도 '악플(惡+-ply), 선플(善+-ply)'과 같은 말에 흔적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그 말만 들었을 때는 의미가 쉽게 다가오지 않는 것이었다. 그래서 누리꾼들이 제안한 말이 '답글, 덧글, 댓글'이었다. '답글'이라는 말은 reply의 뜻을 반영한 것이지만,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쓴 글에 대한 응답이라는 의미가 좀 더 강하다. 인터넷 게시판에 쓴 글은 불특정 다수를 독자로 상정하고 쓴 것이기 때문에 답글이라고 하면 의미가 안 맞는 부분이 있다. '덧글'의 접두사 '덧'은 '덧붙이다, 덧대다'에서 볼 수 있듯이 보충하거나 추가하는 글이라는 의미가 강하다. 그런데 다른 사람이 쓴 글에 대해 평가하는 내용들은 덧글이라는 말로 포함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댓글'은 한자어 '대'(對)와 '글'로 이루어진 합성어로 사잇소리 규칙에 의해 '댓글'이 된 것이다. 이 말은 원래 글에 대한 글이라는 뜻이므로 원래 글에 대한 응답이라는 점, 원래 글에 내용을 추가, 보완하고 평가한다는 점을 포함할 수 있어서 가장 널리 쓰이게 되었다.
예전에는 언론사들이 뉴스를 독점하고 독자들은 그것을 수용하는 입장이었다면 지금의 독자들은 포털 사이트에서 뉴스를 읽고 언론사 간 비교를 하며 댓글을 통해 기사를 보완하고 평가한다. 때로는 기사보다 댓글에 더 많은 정보들이 있으며, 댓글을 통해서 여론의 흐름을 읽을 수도 있다. 그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조작을 해서라도 여론을 선점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조작된 댓글은 타인을 비하하는 표현, 욕설에다 허위 사실까지 포함되어 있는데도 추천을 많이 받는다. 그런 댓글만 거를 수 있으면 댓글은 원래의 순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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