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북한 간의 오랜 불신이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협상에서 최대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홍콩언론이 예상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일 '미국과 북한의 오랜 불신의 역사가 한반도 비핵화를 향한 여정에 주요한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SCMP는 먼저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은 인용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4'27 판문점 선언'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미국의 체제 보장을 믿기 전까지는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신문은 중국이 장차 북한에 대한 핵사찰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더라도 북미 간에 지속가능한 상호 신뢰를 쌓는 것이 북한으로 하여금 비핵화 약속을 이행하도록 하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지난달 29일 브리핑을 통해 4'27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앞으로 자주 만나 미국과 신뢰가 쌓이고 종전과 불가침을 약속하면, 왜 우리가 핵을 가지고 어렵게 살겠느냐"고 말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남북한 어느 쪽도 아직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명확한 정의를 내리지 않고 있으며,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지는 않고 있다고 SCMP는 지적했다.
미국과 한국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 미사일 발사시설 폐쇄나 핵실험 중단뿐 아니라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CVID)를 원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미국이 전략자산을 남한에서 철수시키거나 심지어는 주한미군의 완전한 철수를 원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중국 칭화'카네기 국제정책센터의 자오퉁(趙通) 연구원은 북한에 대한 미국의 체제 보장 방안들이 손쉽게 뒤집힐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이 단기적으로는 핵무기를 계속 보유하는 방안을 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자오 연구원은 "나는 북한이 가까운 장래에 핵무기를 포기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북한은 당분간 핵 능력을 유지하고 핵무기의 억지력을 확보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에서 미국 전략자산의 철수나 심지어 주한미군 철수와 같은 북한에 대한 체제 보장 조치들이 뒤집힐 수 있는 조치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미국이 북한에 '완전하고, 신뢰할 만하고, 뒤집을 수 없는' 안전 보장 조치를 제공할 길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오 연구원은 "미국과 북한이 수년간 상호 개입을 통해 장기적인 측면에서 신뢰를 쌓지 않는 한 북한이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완전하게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이행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면서 북한이 핵시설을 산업시설로 위장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지적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09년 북한의 핵 시설에 대한 마지막 사찰을 했다. 북한은 그해 4월 IAEA 감시요원을 추방하면서 핵 프로그램 재가동을 선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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