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세발자전거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선거관리위원회의 출입구에 부착된 D데이 카운트다운 표지판의 숫자가 봄꽃 지듯 빠르게 떨어진다.

다양한 방법으로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캠페인을 하고 공정선거지원단을 모집해 정치관계법 안내·예방 및 절차 사무·홍보 업무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도 갖췄다. 출마예정자나 예비후보자들의 걸음만큼이나 선거관리위원회의 일손도 바쁘고 긴박하게 돌아간다.

일부 예비후보자들은 벌써부터 경쟁 후보와의 다툼으로 되레 선거관리위원회에 고함을 친다. 이 경우 선거법 제244조 '선관위 직원 등에 대한 폭행죄'의 규정에 따라 처벌될 수 있음도 알아야 한다.

필자가 한시적으로 근무하는 '공정선거지원단'은 과거 '선거부정감시단'이라는 명칭에 대한 정치권 등의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고, 사후 조치보다 사전 안내·예방 우선의 원칙을 확립시키면서 대외적으로 친근감을 주기 위해 개칭한 것이다. 그런 취지에 맞추기 위해 매일 업무 시작 전에 "후보자를 고객의 입장으로 모시듯 대하라"는 교육과 '공직선거법' '정치자금법' '정당법'을 기준으로 한 실무학습을 받고 현장에 투입된다. 개인별로 11차에 이르는 사이버교육을 이수해야 하는 건 덤이다.

선거 관련 실무 업무를 처음 접해 본 필자는 과거 "선관위 직원들은 선거가 없을 땐 뭐 하느냐"는 생뚱맞은 질문을 했던 기억이 있다. 올해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이어서 전국동시조합장선거→국회의원선거→대통령선거 등으로 매년 선거가 이어지니까 소수의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만으로 감당하기엔 일이 벅차다는 걸 느낀다.

얼마 전 현직 모 기초자치단체장의 노인회 오찬모임 성격을 두고 '공직선거법' 위반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선거법상 5월 24일과 25일에 후보자 등록을 마치고 5월 31일부터 공식적인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지금은 문자메시지를 이용하여 선거운동 정보를 전송하는 행위 등의 평상시 선거운동과 예비후보자가 명함을 전달하는 등의 예비후보자 선거운동만이 가능하다. 그런데도 조급한 마음에 벌써부터 은밀하게 저지르는 불·탈법 행위가 이어진다. 이 때문에 예방 차원의 각종 사례가 담긴 홍보물을 페어플레이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예비후보자 사무실에 전달하고 있다.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올해로 7회째다. 이젠 후보자 스스로 정정당당하게 겨뤄 보겠다는 성숙된 자세를 가질 때도 되었다고 생각한다. 유권자인 국민 또한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설익은 정책이나 자질 미달의 후보자를 가려낼 줄 아는 예리한 눈과 사탕발림에 넘어가지 않는 선진 시민의식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순간의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고 아직 남아 있는 투표일까지 신중한 판단으로 주어진 권리를 소중하게 행사해 주시길 바란다.

자신에게 주어진 소중한 투표권을 제대로 행사하는 유권자, 실현 가능한 공약과 정책으로 정정당당하게 경쟁하는 후보자, 고객의 입장에서 공정하고 깨끗하게 선거를 치를 수 있게 지원하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서로 의지하며 굴러가는 세발자전거의 바퀴가 되자. 그 위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져줄 다음 세대가 타고 있다.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역대 가장 아름다운 꽃밭으로 만들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이진화 대구중구선관위 공정선거지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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