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드루킹 특검' 끝까지 저울질한 민주당, 명분도 실리도 잃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가 7일 여야 협상장에서 '드루킹 특검'을 수용할 의사를 처음 밝혔다. 민주당이 지금까지 완강하게 특검을 반대해오다 국회 정상화를 위해 마지못해 수용하겠다고 나선 것은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한다. 여당이 진작 특검을 수용하고 현안 타결에 나섰더라면 명분과 실리를 챙겼을 터인데, 미숙해도 너무 미숙하다.

민주당의 특검 수용은 국회 일정에 쫓겨서다. 당장, 보궐선거를 위한 국회의원 3명의 사직서 처리가 필요하고, 추경예산안 처리, 남북 정상회담 지지 결의안, 국민투표법 개정안 등 여당에 시급한 현안이 많다.

민주당 자신이 급한 상황인데도, 특검을 피하고 싶어 4, 5월 국회를 공전시켰으니 옹졸하기 짝이 없다. 지난달 중순 '드루킹 사건'이 불거진 이후 한 달 가까이 아무 일도 아니라는 둥 국민을 호도하고는, 뒤늦게 특검을 수용하겠다고 하니 무책임의 전형이다. 야 3당은 일관되게 특검만 수용하면 국회를 정상화하겠다고 주장해온 만큼 명분 면에서 여당에 앞섰다는 평가다.

민주당이 특검 수용 의사를 밝혔더라도, 타결 때까지는 다소 진통이 있을 것이다. 이날 우원식 원내대표가 24일 '드루킹 특검과 추가경정예산안의 동시 처리'를 제시했지만, 야당은 8일 특검법부터 처리하자며 거부했다. 여야 모두 국회 정상화에 동의하는 만큼 타협과 절충을 거쳐 특검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드루킹 사건'은 날마다 새로운 의혹이 불거지면서 국민 누구나 궁금해하는 사안이다. 검경 수사가 미진함을 보이는 만큼 실체 파악을 위해 특검이 반드시 필요하다. 여당은 특검 얘기가 나오면 시간만 질질 끌고 방해하면서 민의를 뒤집는 행동을 보였으니 욕먹어 마땅하다. 국민에게 인기가 있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지, 민주당은 아니다. 대통령의 지지율 뒤에 숨어 오만과 편협함을 보여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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