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은 민주주의 신념의 대변자 중 으뜸으로 꼽힌다. 미국 독립선언문이 그의 손에 의해 만들어졌다. 대통령 취임 연설 서두에서 "…비록 모든 경우에 다수의 의사가 관철되어야 하지만 그 의사가 올바른 것이 되려면 합리적이어야 하고, …그것을 침해하는 것은 압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합리적 공론장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인터넷이 대중화되면서 민주주의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교차했다. 민주주의 역사가 깊은 서구에선 인터넷 환경에 의한 정치적 양극화와 황색저널리즘의 창궐을 우려했다. 우리는 반대였다. 인터넷이 미디어의 다양성과 참여 민주주의를 가능케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난립한 인터넷 매체는 언론의 다양성으로, 인터넷 공간의 폭력성은 표현의 자유를 방패로 애써 외면했다.
국정원'기무사 댓글 조작 사건에 이어 드루킹 사건이 터졌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가기관의 댓글 조작과 개인의 일탈(드루킹 사건)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댓글'공감 수 조작을 통해 여론을 오도하고 왜곡하려 했다는 점에선 '본질적으로 같은 사건'이라는 걸 모르는 국민은 없다. 드루킹 사건이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빙산의 일각'이라는 의심 또한 합리적이다. 경찰'검찰의 '뒷북치기' 면피용 수사는 드루킹 사건의 실체에 대한 의구심을 키운다. 매크로'킹크랩 등을 이용한 손쉬운 여론 조작 기법을 알고 있었다면, 제2, 제3의 또 다른 드루킹이 존재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온라인 여론 조작은 이미 놀이이자 문화이며, 비즈니스 모델이 되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모든 불법과 부작용, 비리의 핵심에는 인터넷 뉴스 유통을 독과점하고 있는 포털 네이버가 버티고 있다. 조작된 여론, 조작된 공론장은 디지털 민주주의의 기반을 무너뜨린다. 인격 침해도 심각하다. 2013년 이후 4만3천 개가 넘는 악플을 달며 프로야구 박병호(넥슨) 선수를 인신공격하는데도 네이버는 뒷짐만 지고 있었다. 쏟아지는 비난에 겨우 미봉책을 내놓으며 위기를 넘기려 한다. 왜곡된 온라인 뉴스 유통과 독과점의 폐해, 공론장의 왜곡을 해결할 국회의 입법도 지지부진하다. 오늘도 많은 시민은 네이버로 뉴스를 본다. 네이버 비판은 쏙 뺀, 네이버에 의해 편집된 뉴스를. 이제 포털 공룡 네이버는 한국 민주주의의 적으로 우뚝 섰다. 디지털 민주화 운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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