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스트롱맨과 '이니'

'중력을 거스르는 헤어스타일 소유자라면 노벨평화상보다 물리학상이 제격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가능성 논란이 커지자 미국 SNS에 올라온 조롱 섞인 우스갯소리다.

취임 1주년을 넘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경제·외교 분야의 좋은 평가 덕에 두 달째 41%(7일 CNN 조사)의 지지율을 지키고 있다. 임기 2년차 지지도 41%는 카터 전 대통령과 동일해 미국 언론은 '임기 중 최악의 대통령은 면했다'는 평가마저 내놓고 있다.

요즘 강한 반대 여론에 체면을 구긴 인물은 트럼프만이 아니다. 7일 네 번째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종신 집권의 길에 들어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사정은 비슷하다. 아베 일본 총리는 모리토모학원 비리에다 자위대 보고서 은폐, 재무성 차관 성희롱 사건 등 온갖 구설로 곤경에 놓인 신세다. 오죽하면 '골든 위크'(4월 28일~5월 6일) 기간에 스캔들이 잠잠해 '연휴 덕봤다'는 소리까지 나올까 싶다. 소위 '스트롱맨' 모두 진흙탕에 빠진 꼴이다.

급기야 젊고 의욕적인 인물로 평가받아온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까지 반대의 벽을 마주했다.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시민 수만 명이 그의 국정 운영을 비판하는 시위를 벌였다. 전제군주 '루이 14세'의 초상화에다 마크롱 얼굴을 합성한 시위대의 팻말이 프랑스인의 시각을 대변한다. 전방위적으로 개혁을 밀어붙이는 그의 독단적 리더십에 대한 거부감이다.

7일 취임식을 가진 푸틴 대통령은 76%의 대선 지지율이 무색하게도 임기 첫날부터 반대 시위로 어수선하다. 그가 2024년까지 별 탈 없이 임기를 마치면 총리직 포함 24년을 권좌에서 보내게 된다. 스탈린의 30년(1922~52년)에는 못 미치나 '차르' 별명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그가 직면한 국내외의 도전은 만만찮다.

반대로 문재인 대통령은 연일 상종가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 최고 86.3%(코리아리서치)까지 올라섰다. 취임 1년 지지도로는 역대 최고다. 스트롱맨과 문재인의 차이는 뭘까. 혹시 '오렌지맨'이나 '차르' '시(習)황제' '태양왕' '부잣집 도련님'과 '이니'라는 별명에 그 해답이 있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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