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리그 꼴찌의 수모를 이어가던 삼성 라이온즈가 드디어 '완전체'에 임박했다. 투타에서 거의 모든 톱니바퀴가 제자리를 찾고 서로 맞물려 돌아가기 시작하자 삼성은 거짓말처럼 시즌 첫 2연승을 달성했다.
먼저 지난 8일 구자욱이 복귀하면서 삼성의 중심 타선은 완전한 진용을 갖췄다. 이날 구자욱은 제자리인 3번이 아니라 6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부상 전 47타수 10안타(0홈런) 타율 0.213 OPS 0.479로 부진했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삼성 김한수 감독이 "구자욱의 컨디션이 올라오면 3번에 배치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조만간 3번 타순으로의 복귀가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구자욱은 최근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는 4번 다린 러프, 5번 김헌곤과 함께 클린업 트리오를 이뤄 삼성 중심 타선의 선봉에 서게 된다. 정확히 한 달간 2군에 머물렀던 구자욱은 달라진 마음가짐과 함께 야구를 향한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8일 경기 후 구자욱은 "2군에 있는 동안 야구가 너무 하고 싶었다. 기다리고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더불어 지난주엔 박한이라는 천군만마가 합세했다. 올 시즌 두 차례나 2군으로 내려가는 굴욕을 당한 박한이는 지난 4일 1군에 복귀한 뒤 11타수 5안타(1홈런) 타율 0.455 OPS 1.318을 기록하며 '보란 듯이'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맏형' 박한이가 솔선수범 활약을 보이자 삼성 타선 전체가 힘을 내고 있다. 박한이가 출전한 최근 3경기에서 삼성은 총 23득점(경기당 7.6점)을 올리며 박한이 효과를 실감했다.
마운드에선 지난주 우규민이 복귀하며 삼성 불펜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우규민은 8일까지 2경기(2이닝)에 나와 2피안타 0볼넷 3탈삼진을 기록하며 안정감 있는 투구를 보여줬다. 우규민의 합세로 리그 구원투수 가운데 두 번째(22.1이닝)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있는 최충연과 최근 두 경기 연속 실점을 허용하는 심창민 등 필승조의 부담이 크게 줄면서 오치아이 투수 코치의 마운드 운용에도 여유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삼성의 톱니바퀴는 '막내' 양창섭. 양창섭은 지난달 11일 '피로 누적'을 이유로 2군으로 내려간 뒤 쇄골 염증 진단을 받았다. 차근차근 1군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양창섭은 9일 퓨처스리그 경기에 선발 등판해 2⅓이닝 2피안타 1볼넷 1실점(비자책)을 기록,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다. 빠르면 이달 내로 양창섭이 선발진에 합류하면 삼성은 단 한 명의 공백도 없이 비로소 완전한 '완전체'가 될 전망이다.
올 시즌 삼성은 이렇다 할 선수 출혈은 없는 대신 강민호를 영입했고, 외국인 투수 두 명은 로테이션을 잘 돌아주고 있으며, 부상자도 남김없이 복귀 중이다. 지난 2년과 달리 성적 부진에 대한 변명의 여지는 없다는 말이다. '완전체' 삼성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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