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산동농협 120억원 인출사건(본지 4월 30일 자 11면, 5월 1일 자 9면, 3일 자 11면, 10일 자 13면 보도)은 금융사기단과 농협 간부들이 짜고 피해자들의 돈을 빼돌린 희대의 사기사건으로 드러났다.
사기꾼 윤모(44)'김모(47) 씨는 피해자들에게 농협 지급보증서를 발급받도록 유도한 뒤 수표를 챙겼고, 농협 간부들은 거액의 수수료를 챙기는 대가로 범행에 가담했다.
구미경찰서는 10일 "윤'김 씨가 산동농협 감사, 산동농협 장천지점장과 짜고 50억원과 70억원 등 모두 120억원을 빼돌린 사건"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윤 씨 등 2명은 지난해 11월 피해자 이모 씨에게 접근해 "백화점 상품권을 사고팔면 수익이 나는데 수수료와 매월 이자 8%를 주겠다"고 속였다.
이 씨는 이들의 말대로 산동농협 장천지점에 40억원을 예치하고 수표를 지점에 두는 대신 '40억원을 6개월 후에 되찾아간다'는 내용의 지급보증서를 받았다. 윤 씨 등이 당초 약속대로 수수료와 월 8%의 이자를 꼬박꼬박 주자 이 씨는 이후 30억원을 추가로 예치했다.
그러나 윤'김 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장천지점장으로부터 수표를 넘겨받아 다른 농협에서 돈을 몽땅 빼내 갔다. 피해자 이 씨는 일부 원금과 수수료, 이자 등으로 25억원을 되찾았지만, 45억원가량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윤 씨 등이 다시 저지른 50억원 사기사건도 비슷한 수법이다.
지난 2월 부동산개발업체 D사가 구미시 산동면 외국인투자지구에 외국 기업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금융기관에 50억원을 예탁한 증명서가 필요하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이들은 D사 관계자들에게 접근해 "산동농협 장천지점에 50억원을 예탁하면 수표는 지점에 맡겨두고 60일 후에 되찾는 내용의 지급보증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고 꼬드겼다.
D사는 "농협에 수표를 두는 대신 지급보증서를 받아 외국 기업에 보냈다"며 "외국 기업이 자기자본 50억원 보관증서를 확인하고 투자를 결정하겠다고 해 이렇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사기꾼들이 다시 D사가 맡긴 수표를 지점장으로부터 넘겨받아 다른 농협지점에서 50억원을 모두 인출했다.
예금주에게 허위 지급보증서를 발급해 주고 사기꾼들에게 수표를 넘겨준 대가로 산동농협 감사 이모(54) 씨는 12억원, 장천지점장 김모(54) 씨는 2억원을 각각 챙겼다.
챙긴 돈은 부동산 투자와 개인 채무변제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기꾼 윤 씨는 66억원을 챙겨 아파트 임차와 외제차 등을 구매했으며, 일당 김 씨는 챙긴 15억원을 가족 명의 계좌로 이체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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