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 마리아와 예수, 마야 부인과 부처'.
부처님오신날(22일)을 앞두고, 대구경북 천주교와 불교 지도자가 반갑게 만나 오랜 시간을 함께했다. 11일 오전 10시 천주교대구대교구 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는 팔공총림 동화사 주지 효광 스님을 찾았다. 매년 예수와 석가 탄신에 맞춰, 서로 번갈아 방문하는 천주교와 불교의 아름다운 만남이 벌써 20년째다. 15년 전에는 동화사 주지 스님이 크리스마스 즈음에 주교좌 계산성당에서 법문으로 미사를 집전하고, 은적사와 고산성당이 교차로 법회와 미사를 한 이채로운 사례도 있었다. 전국의 타 시'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천주교와 불교의 아름다운 광경이다.
올해 역시 따뜻한 만남은 이어졌다. 두 지도자의 이번 화두는 '성모 마리아와 마야 부인'. 조 대주교 일행을 환대한 효광 스님이 먼저 "세상을 바꾸기 전에 스스로를 바꾸신 분이 바로 예수와 부처이기 때문에 천주교 신자와 불교 신도들도 먼저 자신을 돌아보며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조 대주교는 "방금 '예수'를 말씀하셨는데, 천주교가 마리아를 믿고 따르는 이유는 '이 몸은 당신의 종'이라며 모든 것을 하느님께 의탁하고, 처녀의 몸으로 예수를 잉태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조 대주교는 또 "천주교인들은 마리아의 정신과 신앙을 본받고 따르고자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효광 스님은 "천주교에 신앙의 모태 '성모 마리아'가 있듯, 불교에는 부처를 낳은 신성한 '마야 부인'이 있다"며 "천주교와 불교가 힘을 합쳐 함께 좋은 세상을 만들자"고 화답했다.
조 대주교와 효광 스님은 따뜻한 대화를 주고받은 후에 작은 선물(풍등 그림 액자와 성모당 크리스탈)을 주고받았다. 두 지도자는 동화사에 새로 조성 중인 데크 산책로를 함께 탐방하며 환담을 이어갔다.
한편 이날 만남의 장에는 천주교대구대교구 측에서 장신호 보좌주교, 조현권 사목국장, 이동구 교구평신도위원회 총회장, 김은숙 부회장이 함께했으며, 동화사 측은 정연 총무국장, 미수 기획국장, 덕유 교무국장, 혜천 사회국장, 소능 사서국장, 정각 호법국장, 명진 포교국장 스님과 함께 류병선(영도벨벳 대표) 전 동화사 및 대구불교총연합회 신도회장과 장세철(고려건설 회장) 동화사 신도회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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