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순을 넘긴 나이에도 역동적인 삶을 살아가는 배창기(72)·김경남(72)씨 부부가 미국 대륙 횡단에 도전했다. 경주대 교수를 지낸 배창기(대경뿌리학교 교육위원) 씨는 퇴직 후 여행, 사진, 도예, 동영상 제작 등 다양한 취미에 도전하고 있다. 칠순 때 미국 대륙 횡단을 꿈꾼 배 씨는 친구 부부와 함께 꿈 실현에 나섰다.
배씨 부부는 동부 버지니아주 리치먼드를 출발해 서부지역과 22개 국립공원을, 36일 동안 1만8천㎞를 돌아서 리치먼드로 오는 여정을 시작했다. 배 씨의 미국 횡단기를 연재한다.
미국에 사는 친구 홍용선 부부와 필자 부부는 칠순 때 미국대륙 횡단을 하기로 꿈꾸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우리는 8인승 밴 자동차로 동부 버지니아주 리치먼드를 출발하여 서부지역과 22개 국립공원을, 36일 동안에 18,000㎞를 돌아서 리치먼드로 오는 여정을 시작했다.
여행기간 동안 식사를 손수해 먹기로 하고 밴에 밥솥, 휴대용 냉장고, 약, 쌀, 라면, 각종 과일 등을 실었다. 날이 밝아오자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사진을 찍은 뒤, 리치먼드 친구 집에서 출발하였다. 새로운 세상을 느껴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하늘이 더 높고 파랗게 보였다.

◆셰넌도어국립공원과 루레이 동굴
.숲과 골짜기가 빼어난 셰넌도어국립공원(Shenandoah National Park)은 미국 버지니아 주 북부에 있는 산악 국립 공원으로 1935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156㎞의 멋진 스카이라인 드라이브 코스를 둘러보니, 대학시절 아내와 데이트를 했던 추억이 떠올랐다.
들뜬 가슴을 안고 한참 달려가서 루레이 동굴(Luray Caverns)에 도착하였다. 루레이 동굴은 셰넌도어국립공원의 석회암층(石灰岩層)에 있으며,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아름다운 동굴이다. 약 100만 년 전에 지하 석회암층을 지나는 지하수가 석회암 성분을 녹이면서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총 길이는 약 1.25마일이라고 했다.

듣던 것보다 우리 가슴을 놀라게 했다. 고드름처럼 생긴 신비스런 샹들리에 형태의 종유석들과 드림 레이크(Dream Lake)의 아름다운 종유석의 반영과 지하수가 흐르는 소리들은 신비한 느낌을 주었다. 수십 만 년 동안 만들어진 자연이 주는 오묘함에 눈을 뗄 수 없었다.
이 곳에는 서계에서 가장 큰 종유석 파이프 오르간(The great stalacpipe organ)이 있다. 이 오르간은 동굴의 37개 종유석에 연결되어 있는 전자석 고무 망치가 종유석을 치면서 아름다운 음악 소리를 낸다. 에메랄드빛 물색이 빛나는 아름다운 곳인 위싱 웰(The Wishing Well)에서 동전을 던져 소원을 빌면 꼭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있다. 우리 일행은 동전을 던지면서 안전한 여행이 되기를 빌었다. 동전들은 매년 수거해 기부한다는 기부액이 표시되어 있어 기부 문화 생활이 정착되어 있음을 보여 주었다.

그리고 동굴에는 세계2차대전과 한국전쟁에 참전한 용사들을 추모하기 위해 만든 팻말들과 꽃들이 놓여 있다. 특히 한국전쟁에 참여한 용사 23명의 명단도 기록되어 있어 가슴이 뭉클했다. 세계 평화를 위해 헌신한 이들을 기리기 위해 별도의 공간을 만든 것을 보고, 전쟁의 아픔과 평화에 대한 소중함을 되새겨 보았다.
◆록 시티(Rock City)
테네시 주에 있는 채터누가 시는 아메리카 인디언 원주민들이 주로 살던 곳이다. 자연과 관련된 명칭들과 원주민이 사용하던 흔적들이 남아 있어 원주민들과 함께 춤추는 듯 흥겨웠다. 흥겨운 마음으로 룩아웃 마운틴(Lookout Mountain)의 정상에 오르니, 탁 트인 시야는 여행의 절정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록시티(Rock City)전망대는 조지아 주와 테네시 주 경계의 동쪽을 향하고 있어 맑은 날에는 한눈에 7개의 주를 조망할 수 있다고 한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스카이브릿지를 지나 전망대에 오니 폭포가 시원스럽게 우리를 반겨 주었다. 이 폭포에는 애달픈 사랑 이야기가 전해진다. '인디언 추장의 딸과 앙숙인 인디언 부족의 사내가 사랑을 했다. 화가 난 추장이 사내를 끌고 와 절벽에서 떨어뜨려 죽다. 이 소식을 들은 추장의 딸은 사내의 뒤를 따라 몸을 던져 목숨을 끊었다.'
◆루비폭포(Ruby Falls)

록 시티에서 10분 정도를 달려 루비 폭포(Ruby Falls)가 있는 동굴에 도착했다. 동굴은 철도공사를 하다가 우연히 발견되었다. 1928년 동굴 탐험가 레오 램버트(Leo Lambert)는 동굴을 탐험하던 중 아름답고 거대한 폭포를 발견하게 되었다. 신비롭고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폭포 이름을 그의 아내 이름을 따서 '루비 폭포'라 명명하였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90m 정도 내려가면 동굴에 수많은 기암 종유석들이 있다. 종유석들은 저마다 용의 발, 피사의 사탑, 선인장과 양초, 베이컨 등의 이름처럼 멋진 모습을 뽐내고 있다.
지하 1,341m에 있는 44m 높이의 폭포는 장엄함과 아름다움을 뿜어내며 환상의 물줄기를 보여 주었다. 또 폭포 반대편 천장의 번쩍이는 광채와 황홀함에 관광객들의 환호와 탄성은 그칠 줄 몰랐다.
◆멤피스와 핫스프링스
엘비스 프레슬리의 고장인 멤피스에 도착하자 엘비스의 팝을 흥얼거리던 대학 시절 친구들 모습이 떠올랐다. 친구들과 함께 오지 못한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미국 42대 대통령 빌 클린턴 기념 도서관이 있는 리틀 록(Little Rock)을 둘러보았다.
여행으로 피곤한 몸과 마음의 피로를 풀기 위해 핫스프링스 국립공원에 있는 온천도시 핫스프링스(Hot Springs)에서 온천욕을 즐겼다.

◆서부 개척의 역사-포트워스 스톡야즈
댈러스의 딜리 광장(Dealey Plaza)에 자리한 '식스 플로어 박물관(Sixth Floor Museum)'은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는 곳이다. 1963년 오스왈드가 총을 쏴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운명을 달리하게 된 장소이다. 1989년 박물관으로 새롭게 문을 열어 케네디 대통령의 사진을 비롯해 비디오 영상, 유물 등 각종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암살범이 총을 겨누었던 창가에서 딜리 광장을 바라보니, 세상을 놀라게 했던 그날이 눈앞을 스쳐갔다.
댈러스에서 1시간을 달려 서부시대 체험을 할 수 있는 포트워스 스톡야즈(Fort Worth Stock Yards)로 갔다. 포트워스 스톡야즈는 1800년 대 말부터 가축거래소와 목장이 조성되었던 곳으로, 마치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 서부시대가 눈앞에 펼쳐진다.

통기타를 치며 흥겹게 노래하는 카우보이들, 수제 부츠와 카우보이모자 등의 토산품 가게, 허름하지만 운치 있는 목조 건물들은 이곳만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소몰이를 하듯 힘찬 가슴을 안고 칼스배드 캐번 국립공원으로 달린다.
글 사진 배창기 대경뿌리학교 교육위원 youmall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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