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3일 수성아트피아서 열려
아프리카 등 많은 외국팀 참가
가족 단위 관객 등 만족도 높아
낯설지 않은 그러나 결코 익숙하지도 않은 음악들이 지난 사흘 동안(11~13일) 수성아트피아에서 울려 퍼졌다.
대구에서 처음 열린 '월드뮤직 페스티벌'. 월드뮤직은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지만 '서양에서 바라본 타 문화권, 즉 아프리카, 중남미, 동양 등 각 나라의 고유한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한 현대 대중음악'이라고 보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 그래서 이번 축제에는 아프리카, 중남미 그리고 아라비아반도 등 지금까지 많이 듣지 못했던 음악이 넘쳤다. 우리나라 국악을 다양하게 표현한 음악도 외국팀의 연주와 어우러졌다.
먼저 눈길을 끈 것은 해외 월드 뮤지션들의 대단히 높은 수준이다. 그리고 참 다양한 장르의 음악으로 관객들의 오감을 만족시켰다는 점이다. 아프리카 나미비아 전통음악을 연주하는 '나미비안 테일즈'는 슬픈 서정과 흥겨운 리듬을 담은 아프리카 자연의 소리를 멋지게 노래하여 축제의 서막을 화려하게 열었다.
스페인 갈라시아 지방의 음악을 노래하는 '우시아', 그녀는 '대서양의 목소리'로 불리는 스페인의 대표적 싱어송라이터답게 압도적 음악성을 선보였다. 특히 앙코르 순서에는 기타, 아코디언 연주자와 함께 객석으로 내려와 음향 장치 없이 순수한 소리로 노래해 관객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우쿨렐레의 사촌쯤 되는 다섯 줄의 '팀플'이라는 악기를 연주한 카나리아 제도 출신의 헤르만 로페즈의 기량도 대단히 뛰어났다. 둘째 날 마지막에 연주한 '굴라자'는 특이하게 아라비아반도 예멘에 거주했던 유대인 전통음악을 연주하는 이스라엘 뮤지션이다. 맨발로 등장해 연주하는 4명의 아티스트가 만들어 내는 음악은 우리의 심장을 찌르는 듯하다. 이들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행복한 일이다.
아랍 전통악기 까눈을 연주한 '아미네&함자'와 축제의 대미를 장식한 이탈리안 스윙밴드 '룸바 데 보다스'도 관객의 많은 호응을 이끌어 냈다. 특히 대단한 월드 뮤지션 사이에서도 뚜렷한 존재감을 과시한 '권송희 판소리 랩'은 우리 음악의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대구의 '몰랑'과 '나릿'도 좋았다.
이번 수성 월드뮤직 페스티벌은 크게 두 가지 면에서 매우 흥미롭고 희망적인 프로젝트라고 말하고 싶다.
우선 뛰어난 음악이다. 관객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기에 다음 축제에 대한 기대가 자연스럽게 형성돼 대구에 또 하나의 공연 문화가 성공적으로 정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둘째로 외국인뿐만 아니라 가족 단위의 관객이 아주 많았다는 점이다.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 문화가 많지 않은 요즘 시민 행복시대에 맞는 축제로 성장할 가능성이 보였다. 그리고 행사 성격상 대극장과 소극장을 오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는 가운데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이 돋보였다.
아쉬운 점도 있다. 일부 국내 팀의 기량이 해외 연주자에 다소 못 미쳤다. 노래는 괜찮았는데, 악기 구성과 사운드가 느슨한 느낌이었다.
이 프로젝트의 목적 중 하나가 국악의 상품성과 예술성을 끄집어내고 국내 팀의 발굴과 이를 통한 대구 공연 문화의 균형을 맞추고자 함인데, 앞으로 우리 뮤지션의 분발이 필요하다고 본다. 국내외 연주자들이 멋진 연주로 함께 어우러져야 월드뮤직 페스티벌의 내실과 발전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이재명, '선거법 2심' 재판부에 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