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교통은 문화다'를 표어로 올바른 교통문화 알리기에 나선다. 대구는 교통사고 발생 건수가 다른 도시보다 많고 사고로 인한 사상자 발생률 역시 높아 '교통문화 후진 도시'라는 오명이 따라다녔다. 도로 면적이 넓고 자동차 등록대수도 매년 늘어나는 등 자동차에 친화적인 도시 인프라가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시는 '비전 330'(3년간 교통사고 30% 줄이기) 특별대책의 마지막 해를 맞아 사고를 줄이고자 갖가지 정책을 시행하는 한편, 시민들의 교통안전문화 개선에도 팔을 걷어붙이기로 했다.
◆'교통사고 도시 대구' 불명예 씻을까
2014년까지만 해도 대구는 '교통사고 다발 도시'라는 멍에를 벗기 어려웠다. 전국적으로 교통사고 발생 건수가 줄어드는 가운데 대구만 사고가 점점 늘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자동차 1만 대당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114건으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두 번째로 많았다. 2014년 한 해 동안만 1만4천417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173명이 숨지고 2만541명이 다쳤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2016년부터 '3년간 교통사고 30% 줄이기' 대책을 세워 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였고, 이에 힘입어 교통사고 발생 건수를 꾸준히 줄이고 있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에서는 총 1만2천870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136명이 죽고 1만8천336명이 다쳤다. 2016년 대비 발생 건수는 0.8%(109건), 사망자는 13.9%(22명), 부상자는 1.1%(207명) 줄어든 수치다. 2014년보다는 발생 건수가 10.7%(1천547건), 사망자는 21.3%(37명), 부상자도 20.7%(2천205명)나 줄었다.
그러나 이 같은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대구는 여전히 전국 평균에 비해서는 교통사고 발생률이 높은 실정이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자동차 1만 대당 86.36건, 인구 10만 명당 434.86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대구는 자동차 1만 대당 102건, 인구 10만 명당 534.68건의 사고가 발생해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 7개 특별·광역시 가운데 자동차 1만 대당 발생 건수로는 4위, 인구 10만 명당 발생 건수는 7위였다.
◆기본적인 운전수칙만 지켜도 사고 줄인다
13년 차 베테랑 운전자 유모(42) 씨는 최근 도로 위에서 아찔한 경험을 했다. 신호대기 중 잠시 바닥에 떨어진 휴대전화를 줍느라 브레이크를 밟은 채 고개를 숙인 게 화근이었다. 고개를 든 유 씨는 앞에 있던 차량과 충돌할 듯 가까이 붙은 모습을 보고 화들짝 놀라 브레이크를 밟았고, 가까스로 사고를 막았다.
전문가들은 가장 기본적인 운전 수칙과 교통안전만 지켜도 사고를 대폭 줄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에서 일어난 1만2천870건의 교통사고 중 55.9%에 달하는 7천194건이 '운전자의 안전운전의무 불이행'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라디오 조작 ▷졸음운전 ▷전방 주시 태만 ▷운전 미숙 ▷난폭운전 등이었다. 특히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136명 중 61%(83명)가 안전운전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사고로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신호위반, 과속 등 기본적인 교통안전 수칙을 지키는 일도 사고 방지에 큰 역할을 한다. 지난해 교통안전공단이 실시한 '전국 17개 시·도별 교통문화지수'에 따르면 대구시민들은 다른 수칙에 비해 방향지시등을 잘 넣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 70.57%에 비해 낮은 68.47%의 점등률을 기록했다. 신호 준수율은 97.54%, 횡단보도 정지선 준수율은 82.33%, 안전띠 착용률은 92.13% 등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
무심코 범한 불법 주정차가 사고의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잦다. 지난해 대구에서만 총 62만3천161건의 불법 주정차가 적발됐다. 늦은 밤 불법으로 주차된 차를 발견하지 못해 갑작스럽게 차로 변경을 하거나, 차량 사이에서 튀어나온 보행자를 보지 못해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주요 도로 120여 곳에 교통안전수칙을 지키자는 현수막을 걸고, 주유소 370여 곳과 주요 관공서에도 포스터를 부착하는 등 적극적인 교통문화개선운동에 나설 방침이다. 아울러 불법 주정차를 막고자 단속용 CCTV 74대와 단속차량 3대를 추가로 구입하고, 올해만 고정식 30대, 버스탑재형 20대 등 총 50대의 CCTV를 설치할 계획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나 하나쯤 하는 생각과 잠깐의 편리함이 대형 교통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안전한 대구를 위해선 시민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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