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은 '리비아식 비핵화 해법 강요'에 대한 거부감 표출로 읽힌다. 그러나 북한 매체의 보도 태도 등을 볼 때 최근 협상 국면을 완전히 뒤집을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과거에도 리비아식 핵 포기 방식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로버트 킹 전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를 인용해 17일 보도했다. RFA에 따르면 리비아의 비핵화 선언과 이에 따른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주도한 당시 톰 랜토스 하원의원과 하원 외교위원회 국장 신분이었던 킹 전 특사는 2005년 방북, 북한에 리비아의 선택이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다는 미국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후 2011년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로 다시 북한을 찾은 킹 전 특사는 김 제1부상을 만나 과거 자신이 랜토스 의원과 방북한 이야기를 꺼냈고, 김 제1부상은 "기억난다. 당시 랜토스 의원이 리비아 모델(리비아식 핵 포기 방식)을 따를 것을 설득했지만 우리는 절대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김 제1부상은 그러면서 "지금 리비아가 어떻게 됐는지 보라"고 했다. 리비아 국가원수였던 무아마르 카다피는 2003년 12월 핵개발 포기를 선언하고 미국으로부터 체제 보장과 경제 지원을 약속받았지만, 장기 집권과 철권통치에 반발해 일어난 반정부 시위로 시민군에게 붙잡혀 2011년 비참하게 생을 마감했다.
김 제1부상은 전날 발표한 담화에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롯한 미국 고위관리들이 '선(先) 핵 포기, 후(後) 보상', '리비아식 핵 포기 방식', '핵'미사일'생화학무기 완전 폐기' 등을 밝히고 있는 데 대해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본질에 있어서 대국들에게 나라를 통째로 내맡기고 붕괴된 리비아나 이라크의 운명을 우리 국가에 강요하려는 심히 불순한 기도의 발현"이라고 반발했다.
한편 김계관 제1부상의 담화가 북한 주민들이 접할 수 있는 대내용 매체에서는 일절 보도되지 않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6일 오전 11시 18분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 제1부상 김계관 동지의 담화'라는 제목의 담화를 처음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대내외 기관'언론사 등을 대상으로 하는 대외용 선전매체로 북한 주민 개인이 직접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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