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어 단어로만 된 작품, 무엇이 읽히나요

갤러리신라, 로버트 배리 개념미술전

로버트 배리 작
로버트 배리 작 'Gold Circle'

20세기 현대미술에서 작품의 범주를 물질이 아닌 아이디어의 소통을 위한 단어를 주 매체로 사용한 세계적인 개념미술가 로버트 배리의 개인전 'ROBERT BARRY: Not Personal, 1964-Present'전이 25일(금)부터 갤러리신라에 마련된다.

로버트 배리(사진)는 더글라스 휴블러, 조셉 코수스, 로렌스 바이너와 더불어 뉴욕 개념미술의 창립 멤버 중 한 명이다. 배리는 개념미술이 단지 획일적인 스타일이나 미술이론으로 지칭되는 것이 아니라, 개념(Idea) 자체가 예술작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추상적인 아이디어와 소리, 전자파, 비활성 가스등을 사용한 비가시적 작업과 단어(Words), 텍스트(Text), 색상, 이미지(나무) 등의 기호를 미디엄으로 작품을 제작한다. 오브제가 가지는 의미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주변의 반응하는 사람들과 환경 사이에서 일어나는 인식적 감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배리 작업의 핵심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1960년대부터 70년, 80년대, 그리고 현재까지의 작품이 전시된다. 주목을 끄는 작품은 다른 시각적인 이미지 없이 오직 영어 단어로 구성된 작품이다.

이 방향의 작업은 1960년대 말과 1970년대 초반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선택된 단어를 통해 작가가 제시하는 중요한 요소는 단어 자체와 관객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교감'과 '가능성'이다. 단어는 주어진 문맥 없이 중립적 공간에서 관객과의 만남을 제공하는 매체일 따름이고 그것에 대한 이해는 관객의 몫이 된다.

또 한 가지 눈길을 끄는 것은 작가에 대한 아카이브 자료이다. 1971년 레오카스텔리 갤러리 전시에서 발표한 LP 디스켓과 유럽미국 전시 카탈로그, 1980년대 잡지 리뷰, 설치 작품 드로잉과 설치 후 작품 사진, 1983년 배리와 로버트 모건(미술평론가) 간의 토론을 담은 책 '로버트 배리'(1986년 출판) 등과 함께 한국 관람객에게 전하는 영상 메시지도 전시되고 있다.

25일 오후 4시에는 '로버트 배리: 개념미술과 포스트모더니즘 사이에서'란 주제로 미술평론가이자 미술사가인 로버트 모건과 박창서 예술학 박사가 참여하는 토론회가 열린다.

변미정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포스트모더니즘 미술의 다양한 흐름에서 언어를 매체로 전개해온 개념미술의 이해 폭을 넓히는 전시"라고 말했다. 7월 25일(수)까지. 053)422-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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