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20일 구본무 회장 타계로 그 외아들인 구광모 LG전자 상무를 필두로 한 '4세 경영 체제'로 접어들 전망이다.
재계는 구 상무가 오는 6월 29일 열릴 LG 임시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돼 경영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총수 대행 역할을 해 온 구본준 부회장은 결국 '장자 승계, 형제 퇴진'이란 LG가 전통에 따라 독립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구 상무는 원래 구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교통사고로 외아들을 잃은 구본무 회장이 2004년 구 상무를 양자로 들이며 LG가의 후계자로 낙점됐다.
구 상무는 입양 2년 뒤인 2006년 LG전자 재경 부문 대리로 입사하며 경영수업을 받았다. 이후 미국 뉴저지법인, 홈엔터테인먼트 사업본부 선행상품기획팀과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홈어플라이언스)사업본부 창원사업장을 거쳤다. 해외와 지방, 제조와 판매 현장을 두루 경험했다.
구 상무에 대해 그룹 내부에서는 겸손하고 소탈하지만 업무에서는 철저한 실행을 중시하는 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LG 관계자는 "구 상무의 일하는 방식은 고객과 시장 등 사업의 본질을 이해하려 노력하면서도 선제적으로 시장을 만들고 앞서가기 위한 전략을 고민하는 데 힘을 쏟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재계는 앞으로 구 상무가 큰 틀의 경영 방향이나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로체스터 공대 시절 IT(정보기술) 분야를 전공한 만큼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로 꼽히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 분야에서 그룹 미래 먹거리를 찾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지금도 LG전자나 LG유플러스, LG CNS 등 계열사에서 4차 산업혁명 분야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구 상무는 보다 적극적으로 M&A(인수합병) 등을 통해 힘을 실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4월 LG전자가 오스트리아 차량용 헤드램프 업체 ZKW를 인수했듯 이런 분야의 핵심기술이나 역량을 대형 투자를 통해 확보할 가능성도 적잖다.
이외에도 LG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사업도 규모를 확장해 나가고 있고, 구 상무가 직전까지 맡았던 정보디스플레이 사업도 사이니지(상업용 광고판)를 중심으로 시장이 커지는 유망 분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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