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르포] 이민자 축제 함께갑시데이(Day) 축제 현장

국적·인종 초월, 더 가까워진 '세계인'

19일 오후 대구 동성로에서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 주최로 열린 대구경북 시도민과 함께하는 이민자 축제에서 대구경북 베트남교민회 회원들이 베트남의 전통춤을 선보이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19일 오후 대구 동성로에서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 주최로 열린 대구경북 시도민과 함께하는 이민자 축제에서 대구경북 베트남교민회 회원들이 베트남의 전통춤을 선보이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대구경북 시도민, 그리고 이민자 여러분, 함께 갑시데이!"

'세계인의 날'(5월 20일)을 하루 앞둔 19일 오후 대구 동성로에서는 지구촌 대축제가 펼쳐졌다. 네팔 전통의상을 입은 여성이 먹음직스럽게 튀겨진 '사모사'(감자·채소·커리 등을 넣은 삼각형 모양 튀김)를 진열하자 지나가던 시민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바로 옆 부스에서는 몽골 전통음식인 '호쇼르'(납작한 튀김만두)가 기름에 빠졌고, 인도네시아 부스에서는 '사테깜빙'(염소고기로 만든 꼬치구이)이 지글지글 익어갔다. 무대 위에서는 베트남 전통의상 '아오자이'를 입고 '넝'을 쓴 여성들이 전통춤을 선보이며 박수를 끌어냈다.

제11회 세계인의 날을 맞아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가 마련한 '이민자 축제 함께갑시데이(Day)'가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세계인의 날은 우리 국민과 재한 외국인이 서로를 존중하며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지난 2007년 제정된 법정기념일이다.

이날 동성로에는 일본·중국을 비롯해 에티오피아·네팔·몽골 등 13개국에서 온 외국인들이 자국의 문화를 선보이는 부스를 마련했다. 에티오피아 부스에서는 커피 볶는 향이 진동했고, 일본 부스에서는 전통의상 '유카타'를 입은 시민들이 '미즈요요즈리'(물풍선에 고무줄을 달아 낚싯대로 낚아올리는 놀이)를 즐기며 해맑게 웃었다. 이름만 듣고는 외국인으로 오해받은 적도 있었다는 방라빈(28) 씨는 "대구에서 이런 대규모 외국인 축제가 열린 덕분에 세계인과 훨씬 가까워진 것 같다"고 했다.

티기스트 멩게샤(28·에티오피아) 씨는 "한국에선 에티오피아 하면 커피만 떠올리지만, 실제론 다양한 문화를 지닌 흥미로운 나라"라며 "에티오피아 글자 쓰기 게임과 갖가지 전통의상, 액세서리를 준비해왔다. 한국에 우리 문화를 많이 알리고 싶다"고 웃었다.

이날 행사에는 지역 대표 인권운동가인 대구가톨릭근로자회관 이관홍(40) 관장신부를 비롯해 각국 주한공관 외교관들이 방문해 자리를 빛냈다. 이 신부는 지난 18일 서울에서 열린 세계인의 날 기념행사에서 이주민상담소를 운영하고 다양한 지원활동을 펼쳐온 공로로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이민자들이 자국의 문화를 드러내고 뽐낼 기회가 많아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배상업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장은 "대구경북이 국적과 인종을 초월해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가 되도록 이민자와 지역사회 간의 구심점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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