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팔공산 대륜사 덕신 주지 스님 "찬불가 대중화 위해 콘서트 열고, 폐지 팔아 이웃에 보시"

어린이 찬불가 보급에 앞장, 4년 전 불교음악 대상 받아

15년째 매일 대륜사 앞의 작은 정원을 가꾸는 덕신 스님.
15년째 매일 대륜사 앞의 작은 정원을 가꾸는 덕신 스님.
정원이 아름다운 대륜사 전경.
정원이 아름다운 대륜사 전경.

대구 팔공산 아래 백안삼거리 인근에 작고 아름다운 절이 하나 있다. 덕신(德信·사진) 주지 스님이 15년째 가꾼 아름다운 정원이 있는 '대륜사'. 지난 15년 동안 큰 법당을 만들고, 사회봉사에도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덕신 스님은 의정부구치소와 대구구치소, 군법당, 동부경찰서 경승 등 기관에서 법문 강의도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

덕신 스님의 남다른 재능도 이채롭다. 어린이 찬불가 작사가로 활동하며, 2014년 제2회 불교음악상 대상을 받았다. 조계종 총무원은 당시 어린이 찬불가 작사가로 불교 포교에 앞장서 온 덕신 스님을 대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덕신 스님은 찬불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좋은 벗 풍경 소리'의 초대 및 5대 회장을 지내며 동요 찬불가 보급에 힘쓰고 있다. 또 찬불가 대중화를 위해 2013년부터 정기적으로 '붓다콘서트'도 열고 있다.

덕신 스님의 사회봉사 활동과 찬불가 작사가로서의 이력이 알려지면서, 대륜사에는 신도들이 하나둘 늘고 있다. 이곳에서는 100일마다 큰스님 초청법회도 열리고 있다.

덕신 스님은 인연을 아름답게 여긴다. 그래서 은혜를 원수로 갚는 경우에 '금수만도 못한 놈'이라고 질타한다. 자신 역시 보은의 아이콘이다. 49년 전 출가해 행자 생활을 할 때 자신을 도왔던 노스님이 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만행(萬行·세상을 다니면서 불교도나 수행자들이 지켜야 할 여러 가지 행동을 익히는 것)을 그만두고, 10년이나 병 수발을 들었다. 지금은 이 세상에 없지만, 그 노스님이 대륜사를 세운 묘신혜안 스님이다. 덕신 스님은 묘신혜안 스님의 뜻을 잘 받들어 대륜사를 잘 이끌어 나가고 있다.

사실 덕신 스님은 동국대를 졸업하고, 조계종 총무원 총무국장까지 지냈던 속된 말로 '잘나가던' 사판(事判·절의 모든 재물과 사무를 맡아 처리) 스님이었다. 하지만 묘신혜안 스님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소식을 듣고, 모든 걸 던지고 대륜사로 와서 수행정진하고 있다. 덕신 스님은 아무리 힘들어도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고, 온화한 표정을 짓고 있다.

덕신 스님은 15년째 매일 절 앞의 작은 정원을 가꾸고 있다. 꽃씨를 뿌리고 주변의 잡초를 정리할 뿐 아니라 불상, 불교 관련 소도구 등을 잘 갈무리해 보기만 해도 소담스러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그는 "매년 새봄이 되면 새순이 나는 것을 보면서 세상 이치를 깨닫는다"고 했다. 그의 또 다른 주특기는 폐지 줍기다. 산속 절이 아니기 때문에 주변 주택가를 돌며 박스나 종이를 하루 종일 주워 고물상에 팔아 많으면 1만5천원, 적으면 1만원 정도를 받는다. 그러면 그 돈은 주변 경로당이나 어려운 이웃의 간식비가 된다. 모인 돈으로 떡, 순대, 빵 등을 사서 나눠 주고, 그것을 자신의 작은 행복으로 여긴다.

덕신 스님과 15년 인연을 맺어오고 있는 양수용 중구청 복지문화국장은 "온갖 궂은 일을 다 해가며 불평 없이 부처의 마음을 따라 실천하는 모습을 보며 감명을 받았다"고 찬사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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