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산업단지(이하 성서산단) 자동차부품업체 A사는 두 달째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업계 경기가 좋지 않아 협력사 간 수주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손해를 감수하고 수주계약을 맺었다고 했다. A사 관계자는 "보통 계약할 때 마진율이 20%는 돼야 하는데 지금은 다들 10% 수준에 도장을 찍고 있다"며 "수요 자체가 줄어 협력업체들이 적자를 감수하며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생활섬유가공업체 B사는 섬유 약품 등 원자재 값이 가파르게 오른 데다 올해 초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진 점을 부진의 이유로 꼽았다. 베트남과 중국 업체와 경쟁하는 상황에서 인건비 상승이 치명타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B사 관계자는 "최저임금 상승은 노동집약적인 섬유업종에 치명적"이라며 "섬유가공에 쓰는 약품 대부분을 중국에서 수입하는데 최근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최대 규모인 성서산단이 올해 들어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다. 1분기 들어 가동률과 생산액이 지난해보다 감소하고, 근로자도 줄어드는 등 불황을 겪고 있다.
21일 대구성서산업단지관리공단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성서산단 전체 가동률은 71.84%로, 지난해 4분기(72.43%)보다 0.59%포인트(p) 감소했다. 문제는 가동률이 최근 들어 눈에 띄게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0년 이후 1분기 가동률을 보면 2011~2014년 사이 75~76%를 기록했지만, 2015년 73.86%로 하락했고 올해는 71%대까지 떨어졌다.
특히 주요 3대 업종인 섬유와 조립금속, 운송장비 등의 침체가 심각한 수준이다. 섬유는 올 1분기 가동률이 62.37%로 전년 동기(67.26%)보다 4.89%p가 떨어졌다. 조립금속은 2010년(84.86%)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올해 75.42%까지 곤두박질쳤고, 운송장비도 2012년(86.19%) 이후 점차 낮아져 올해 78%를 기록했다.
가동률이 떨어지자 생산과 수출, 근로자도 줄었다. 지난해 1분기 생산액이 4조2천99억원에서 올해는 3조8천266억원으로 9.1%(3천833억원)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출액이 5.7%(4천762만달러) 줄어든 7억8천679만달러를 기록했고, 근로자도 5만6천971명에서 5만5천107명으로 3.2%(1천864명) 감소했다.
성서산단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기업생산성 하락과 원자재 가격 상승, 제품 단가 하락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며 "기업 대부분이 지난해보다 경기 상황이 어려워졌고, 앞으로도 내수 부진과 보호무역주의 영향으로 경기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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