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풍계리 폐기 지켜볼 취재진 22일 방북길 오를 듯

한국 기자들 방북 비자 발급되면 미·중·러·영 4개국 기자와 함께 북 항공편으로 이동 예정

21일 오후(현지시간) 한국과 일본 등 취재진이 주중 북한대사관 영사부 앞에서 한국 측 풍계리 취재진의 비자발급 신청 모습을 취재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오후(현지시간) 한국과 일본 등 취재진이 주중 북한대사관 영사부 앞에서 한국 측 풍계리 취재진의 비자발급 신청 모습을 취재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16일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을 내세워 북미 정상회담 재고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한미 군사훈련 등을 구실로 남북관계를 급랭시키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당초 약속했던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할지 여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이 예고대로 23∼25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진행, 풍계리 핵실험장이 실제 폐쇄된다면 북한 핵문제 해결의 한 발짝 진전으로 평가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취재할 우리나라 취재진은 21일 북한이 지정한 5개국 취재진의 집결지인 중국 베이징(北京)에 도착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5개국 기자들의 취재를 허용하겠다던 북한이 한국 언론 취재진의 명단 접수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취재진 총 8명 중 4명이 이날 오전 항공편으로 베이징에 들어간 것이다.

이들은 이날 중 베이징의 북한대사관에 방북 비자를 신청할 예정이며, 비자가 발급되면 22일 미국·중국·러시아·영국 등 다른 나라 취재진과 함께 북한이 마련한 항공편으로 방북길에 오른다. 우리나라 취재진 나머지 4명도 21일 오후 베이징으로 출국했다.

북한은 지난 12일 외무성 공보를 통해 풍계리 핵실험장을 23∼25일 사이 갱도 폭파방식으로 폐쇄하겠다며 중국·러시아·미국·영국·한국 기자들의 현지 취재를 허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4월 남북 정상회담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전문가와 기자를 핵실험장 폐쇄 행사에 초청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북한은 이후 전문가를 빼고 기자만 명시적으로 초청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고문인 타리크 라우프는 21일 비영리 핵 정보사이트인 '애토믹 리포터스'에 기고한 글에서 핵실험장 폐쇄를 효과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기관인 CTBTO가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과정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스트리아 빈에 본부를 둔 CTBTO는 평화적 목적의 실험까지 포함한 모든 형태의 핵실험을 금지하는 CTBT가 1996년 유엔총회에서 결의됨에 따라 후속 검증 작업을 맡기 위해 출범했다.

CTBT는 183개국이 서명했지만 미국, 중국, 이란, 이스라엘, 이집트 5개국에서는 아직 비준이 이뤄지지 않았다. 북한은 서명국이 아니다.

한편 싱가포르 난양공대,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등이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진은 지난 11일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한 논문에서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6차례나 핵실험이 이어지면서 넓은 구역에서 지반 붕괴 현상이 일어나 풍계리 핵실험장의 가치가 예전과 같지 않아졌을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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