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메디컬 퓨처스] 이윤정 경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희귀질환과 쉽지 않은 싸움, 그래도 계속해야죠"

♣이윤정 교수 ▷1983년 서울 출생 ▷대구 시지고등학교 졸업 ▷경북대 의대 졸업 ▷울산대 의대 대학원 석사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미국 마운트 사이나이 병원 연수 ▷서울아산병원 소아신경 전임의 ▷경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임상교수 ▷대한소아신경학회 정회원 ▷대한뇌전증학회 정회원
♣이윤정 교수 ▷1983년 서울 출생 ▷대구 시지고등학교 졸업 ▷경북대 의대 졸업 ▷울산대 의대 대학원 석사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미국 마운트 사이나이 병원 연수 ▷서울아산병원 소아신경 전임의 ▷경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임상교수 ▷대한소아신경학회 정회원 ▷대한뇌전증학회 정회원

사회생활을 하면서 대인관계를 맺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아픈 이들과 마주해야 하는 의사들은 더욱 운신의 폭이 좁다. 이윤정(35) 경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도 때로는 꼬마 환자의 부모들이 버거울 때가 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맞대응을 하기도 어렵다. 최대한 대화로 풀어야 한다. 분을 삭이고 차분하게 설득하는 수밖에 없다.

이 교수는 "솔직히 예민한 부모들 탓에 견디기 힘들 때도 있다. 소아청소년과에 있으면 부모를 상대하는 게 또 하나의 수련 과정이라고들 한다. 나는 심지어 '당신은 아이가 없어 이 마음을 모른다'는 얘기도 들어본 적이 있다"며 "속이 상한 적도 여러 번이다. 그래도 아이들을 보면서 마음을 추스른다. 아이들만큼은 너무 예쁘다"고 웃어넘겼다.

◆아이들에 설명 잘해주는 의사로 꼽혀

서울에서 태어난 이 교수는 제주를 거쳐 대구에서 자랐다. 친구들도 다들 대구 사람. 시지고등학교와 경북대 의대를 졸업한 이 교수는 "아이를 좋아하는 데다 여러 분야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 이끌려 소아청소년과를 전공으로 택했다"며 "사실 아이들과는 말로 대화하기 쉽지 않다. 눈을 맞추거나 소리내기, 인형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 공감대부터 형성하려고 애쓴다"고 했다.

이 교수는 설명을 잘해주는 의사로 꼽힌다. 정작 자신은 성격이 좋아서 그런 게 아니라며 멋쩍게 웃는다. 소아뇌전증, 발달장애, 희귀질환 등 자신이 맡은 분야는 쉽게 상태가 좋아지는 게 아니다 보니 차근차근 이야기해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아이에게 최선이 무엇인지 부모와 함께 고민한다는 생각으로 진료한다.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아 더욱 그렇다"고 했다.

그는 서울아산병원에서 수년간 근무하기도 했다. 은사인 권순학 경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넓은 물에서 경험해보라고 권했기 때문. 그리고 후배를 양성하는 데 힘을 보태달라며 권 교수가 손을 내밀자 기꺼이 모교로 달려왔다. 이 교수는 "내가 경험한 걸 후배들에게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 후배들도 적극적으로 환자를 보면서 늘 '왜?'라는 질문을 자신에게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생명의 소중함, 힘든 싸움을 이어나가는 이유

이 교수는 소아뇌전증, 발달장애, 희귀질환 등 소아 신경 분야를 전문적으로 챙긴다. 그 스스로 말하듯 쉽게 상태가 좋아지지 않는 질환들이다. 미진단 희귀질환의 70%는 신경과 관련돼 있을 정도다. 그래서 진료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치료도 쉽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 경북대병원에는 그런 환자들이 모여든다. 그리고 이 교수와 같은 의사들이 그 환자들을 챙기며 발전한다. 빠르지는 않아도 그렇게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는 셈이다.

희귀질환과 싸우는 건 쉽게 풀리지 않는 숙제를 해결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계속 도전하는 건 환자들이 있어서다. 그는 "아직 쓸 약이 마땅치 않은 경우, 그리 오래 살지 못하는 경우도 접한다. 그럴 때면 마음이 많이 아프다"며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그런 질환과 싸우는 게 우리의 일이다. 그게 지방 국립대병원의 존재 이유기도 하다"고 했다.

이 교수는 제약회사에 먼저 전화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희귀질환에 써볼 만한 신약이 있는데 너무 비싸다면 무상 공급 프로그램에 신청해 어떻게든 투약할 수 있게 도우려는 것이다. 그는 "힘들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다. 희귀질환에 대해 다른 국립대병원들과 협진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곧 마련된다고 들었다.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