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달서 원시인 조형물 당분간 그냥 둔다

주민 2,916명 민원에도 유지키로…구청 "관광객 늘어나…지켜봐주길"

일부 주민의 철거 요구로 갈등을 빚은 대구 달서구 진천동 초대형 원시인 조형물이 당분간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조형물 설치 이후 선사시대 유적 관광객이 늘어난 데다 수억원을 들여 설치한 조형물을 바로 철거하는 것은 심각한 낭비라는 이유다.

대구 달서구의회는 지난 2일 진천동 주민 최모 씨 등 2천916명이 제출한 '진천동 초대형 원시인 조형물 철거 청원'을 구청장이 처리하도록 권고했다. 의결 과정에서 일부 의원의 이의 제기와 제청 요구가 있었지만 의장이 가결을 밀어붙이자 상당수 의원이 자리를 뜨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달서구는 사실상 원시인 조형물을 그대로 존치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조형물 설치 이후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늘었고, 2억원을 들인 조형물을 설치하자마자 부수는 것은 상당한 예산 낭비라는 것이다.

달서구청에 따르면 선사유적지인 진천동 선사시대로 탐방해설 신청 건수는 지난해 193회(8천390명)였지만 올 들어 4월까지 이미 309회(1천266명)나 됐다. 특히 조형물이 논란에 휩싸인 지난 3, 4월에는 각각 350명, 855명이 탐방 해설을 신청했다. 이는 지난해 3월의 90명과 4월 161명보다 많게는 5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달서구청은 원시인 조형물이 관광명소화하면 개발규제지역인 주변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진천동은 선사시대 문화재가 출토된 이후 신규 건축물의 층고가 5층(14m) 이하로 제한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주민의 반발은 여전하다. 한 주민은 "달서구청은 구의회가 안건을 가결한 이후에도 연락이나 안내 한 번 하지 않았다"면서 "불통의 상징인 조형물을 한시바삐 철거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달서구청 관계자는 "반대 주민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선사시대로에 관광객이 늘면 자연히 주변 상권도 손님이 늘 것"이라며 "구민 전체가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기대도 큰 만큼 신중히 지켜보며 주민들과 소통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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