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내버스 '친절기사' 평가에 '꼼수'가 판치면서 도입 취지가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친절하다는 평가를 받으려고 지인이나 친인척을 동원하거나 친분이 쌓인 모니터링 요원에게 부탁을 하는 등 편법이 동원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2016년부터 시내버스 이용객들을 상대로 '친절기사를 찾아라'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시민들이 스마트폰으로 버스에 부착된 QR코드를 찍어 친절기사를 추천하면 대구시가 버스업체에 후보 명단을 보내고, 버스업체는 내부 및 모니터링 요원 평가 등을 바탕으로 친절기사를 최종 선정하는 방식이다.
친절기사에 선정되면 매달 10만원씩 6개월간 인센티브를 받고, 버스업체의 서비스 평가에도 일부 반영된다.
시에 따르면 2016년 8주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는 모두 7만6천92건의 응답이 접수됐다. 그러나 이 가운데 26.5%인 2만177건이 중복 추천에 따른 부정 응답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7월과 10월에도 7만8천301건이 접수됐지만, 21.6%인 1만6천907건이 부정응답으로 나타났다.
제도 도입 초기에는 일부 버스기사가 QR코드를 친인척에게 보내 추천을 부탁하거나 전봇대 등 엉뚱한 장소에 QR코드를 붙여놓는 등 허점이 적지 않있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해부터 운행 중인 버스 안에서만 QR코드 추천이 가능하도록 방식을 변경했다.
그러나 꼼수 추천은 여전히 숙지지 않고 있다. 버스업체 한 관계자는 "아는 사람에게 QR코드를 찍어달라고 부탁하거나 SNS에 칭찬글을 올리라는 식"이라고 귀띔했다.
12년째인 시내버스 모니터단 운영에도 허점이 적지 않다. 시내버스 모니터단은 정기적으로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을 요원으로 선정, 안전운전 여부나 기사 친절도 등을 평가한다.
문제는 모니터링 요원과 버스기사 간 친분이 생기는 경우다. 취재진이 확인한 한 모니터링 요원의 휴대전화에는 '시간이 없으니 친절 근무 올려라. 친구 시켜서 엽서도 보내라'는 버스기사의 문자메시지가 남아 있었다.
대구시가 1차로 보내준 후보군을 대상으로 버스업체가 친절기사를 선정할 때 모니터링 요원의 평가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모니터링 활동 실적에 따르면 총 5천541건의 의견 접수 중 1천438건이 버스기사의 친절에 관한 내용이었다.
버스기사 강모 씨는 "버스기사와 업체를 평가할 때 요식업처럼 친절을 바탕으로 평가하는 건 기사들 간에 질투심만 유발할 뿐"이라며 "손님이 많은 노선과 적은 노선에 따라 친절을 평가하는 기준도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용역업체와 전문가 회의를 통해 개선을 거듭하며 보다 완벽한 방법을 찾고 있다"며 "지인 추천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시는 오는 6월과 9월 '제3회 버스기사를 찾아라'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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