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녀교육 역량 강화, 학생·사회 변화의 동력

교육감으로서의 지난 8년을 되돌아보면서 가장 큰 열정을 받친 일이 바로 가정을 바로 세우고자 한 일인 듯 하다. 가정의 교육력 회복을 위해 지난 8년, 참 쉼 없이 달려온 듯하다. 2010년 가을, 외손자녀를 돌본다는 할머니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었다. 아이를 키울 줄 모르는 요즘 젊은 부모 세대를 걱정하며 교육청이 나서서 부모교육을 시켜 달라는 것이었다. 또 이제 첫 아이를 낳고 어떻게 키워야 할지 막막하다며 교육청에서 부모교육 매뉴얼을 만들어 주면 좋겠다는 등 부모교육에 대한 요구가 날이 갈수록 높아졌다. 주변에서는 부모에게 욕설하는 아이, 부모와 자녀간의 소통 단절 등 상처받은 아이들의 모습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학생들의 행복 인식은 부족했고, 학부모의 자녀교육에 대한 관심과 역량은 미흡했다. 상처받는 아이들을 이해하고, 자녀와 공감하고 소통하려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했다. 아이들과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학부모들의 자녀교육 역량이 답이었다. 그래서 부모가 자녀와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도록 돕고자 학부모 자녀교육 역량 강화에 온 힘을 쏟은 것이다.

 

소통과 공감, 관계 회복은 학부모교육의 핵심이자 행복교육의 주요 아젠다이며, 행복 대구교육 구현을 위한 핵심적 수단이었다. 보다 체계적인 학부모 교육이 필요했다. 그래서 학부모 자녀교육 역량강화 교육과정을 만들어 학부모 교육의 기틀을 다졌다. 전체 초, 중, 고, 특수학교를 학교평생학습관으로 지정하여 연간 10~15회 학부모교육을 실시하였다. 시중에 학부모를 위한 교육 자료가 없음을 알고 올해로 6번째 발간하여 보급하고 있는 자녀교육 가이드북도 우리 교육청만의 차별화된 학부모 자녀교육 역량 강화 서비스의 일환이다.

2016년 통계청이 전국의 만 13세 이상 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 대구 학생의 학교생활만족도가 96.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2016년 서울대와 굿네이버스의 아동권리실태조사에서도 대구가 2위였다. 2017년 서울대와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조사한 한국아동 삶의 질 연구 결과에서도 대구 학생들의 행복도가 8개 영역 모두 1위로 타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2017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조사한 한국 청소년 삶의 질 조사에서도 전국 1위로 나타났다. 하위권을 맴돌던 각종 교육지표들이 8년 만에 전국 최고 수준으로 급상승한 바탕에는 아이들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소통하려는 노력들이 있었음을 확신해 본다. 이 정도면 ‘대구 청소년 삶의 질이 전국에서 최고’라는 자부심을 가져도 좋지 않을까?

 

학부모 교육의 성과는 여러 가지 평가 결과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시도교육청 평가‘교육수요자 만족도’부문에서 6년 연속 우수한 평가를 받았고,‘학생 교사 학부모 관계회복교육’은 다양한 성과를 거양하여 우수교육청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학부모 교육 활성화를 통해 가정의 교육력이 회복되고 있음이 너무 기쁘다. 부모와 자녀간의 소통과 공감이 아이들의 행복지수를 높이고, 더 나아가 학교생활에 대한 만족과 삶의 질을 높이는 원동력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결국 학부모교육은 학교와 사회를 변화시키는 동력이다.

불현듯 학부모 교육을 받은 지도 벌써 5년째라는 학부모님의 말이 떠오른다.‘학부모 교육을 받고 나니 아이를 인격체로 인정하기 시작했다며, 내가 부모에게 물려받은 잘못된 의식과 행동을 자식에게 대물림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학부모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순간이었다. 우리 사회를 행복한 사회로 만드는 것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참여와 실천이다. 학부모님 모두가 사랑하는 우리 자녀들이 스스로의 삶을 행복하게 가꾸어 가도록 도울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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