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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은 문화다] <끝> 시민 생활 속 친절이 '안전 대구' 만든다

3년간 교통환경 개선에만 778억 투입해 도로 확 바꿔
보다 안전한 도로 위해서는 시민들 생활 속 실천 절실

교통사고를 줄이려는 대구시의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교통사고 많은 도시'라는 오명을 지우고자 지난 2016년 '비전(Vision) 330'(3년 간 교통사고 30% 줄이기) 특별대책을 수립하고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그 결과 지난 2014년 1만4천417건에 달했던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지난해 1만2천870건으로 10.7%나 줄었다. 같은 기간 사망자 수도 173명에서 136명으로 21.3% 감소했다. 그러나 시는 이같은 성과에도 여전히 전국 평균보다 많은 교통사고를 줄이려면 시민들의 생활 속 실천과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교통사고를 줄이려면 시민들의 생활 속 실천과 더불어 보행자와 차량이 뒤섞이고, 여러 도로가 교차하는 등 위험한 도로환경을 개선하는 일이 필수적이다. 매일신문DB
교통사고를 줄이려면 시민들의 생활 속 실천과 더불어 보행자와 차량이 뒤섞이고, 여러 도로가 교차하는 등 위험한 도로환경을 개선하는 일이 필수적이다. 매일신문DB

◆3년간 교통환경 개선에만 778억 투입, 대구 도로 확 바꾼다

교통사고는 운전자 혹은 보행자의 실수로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그러나 도로 구조나 신호 체계 등 미흡한 교통환경으로 인해 생기는 사고도 무시할 수 없다. 여러 도로가 교차하면서 끼어들기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교차로가 대표적이다. 실제로 지난 2015년 도로교통공단이 교통사고가 잦은 전국 교차로 20곳을 뽑아보니 대구에서만 7곳이 명단에 포함됐다.

물론 의도적으로 교통사고가 자주 일어나도록 만들어진 도로는 없다. 그러나 사람이 만들고 쓰는 특성 상 예상치 못한 문제점이 계속 드러나기 마련이다. 대구시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비전 330' 특별대책의 주된 목표 중 하나를 '교통환경 개선'으로 잡았다. 그리고 2016년 303억원을 시작으로 지난해도 270억의 예산을 투입해 교통환경 개선사업을 벌였다. 아무리 시민들 사이에 안전운전 문화가 확산되고 교통질서가 확립돼도 안전한 교통환경이 밑바탕에 깔리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문제의식에서다.

시는 먼저 지난 2015년 교통사고가 가장 자주 발생하는 대구시내 교차로 50곳에 첨단교통안전점검차량(TSCV)을 투입해 구조와 시설 등 안전상 결함을 분석했다. 이를 토대로 지난해까지 총 50곳에 달하는 교차로에 차로를 조정하고 표지판을 바꾸는 등 조치가 이뤄졌다. 그 결과 2016년 도로교통공단의 같은 통계에서는 계산오거리, 감삼네거리, 황금네거리 등 3곳이 명단에서 제외됐다. 시는 올해도 18곳의 교차로를 보다 안전하게 손볼 방침이다.

아울러 같은 지점에서 5건 이상 사고가 발생한 지점을 각 구· 교통전문가, 경찰, 도로교통공단과 합동으로 매년 선정해 교통안전시설을 추가하는 등 조치를 강화했다. 특히 접촉사고가 잦은 소규모 사거리에는 회전교차로(로터리)를 설치해 사고원인을 원천 차단했고, 횡단보도나 도로 환경이 미흡하다고 판단될 경우 가로등 밝기를 높이고 운전자가 위험구간임을 쉽게 감지할 수 있도록 유색포장이나 밝은 차선을 깔았다. 시는 올해도 회전교차로 2곳을 추가로 만드는 등 각종 교통안전시설 설치와 안전한 교통환경 조성사업에 205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무단횡단은 가장 위험한 교통법규 위반 중 하나다. 생활 속 사소한 교통법규 위반이 바로 내 아이를 해칠 수 있다는 시민적 경각심이 필요하다. 매일신문DB
무단횡단은 가장 위험한 교통법규 위반 중 하나다. 생활 속 사소한 교통법규 위반이 바로 내 아이를 해칠 수 있다는 시민적 경각심이 필요하다. 매일신문DB

◆'교통사고 줄이기' 결국 주인공은 시민!

'시민들의 성숙한 교통문화'와 '안전한 교통환경 조성'은 모두 안전한 대구를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다. 행정당국이 도로환경 개선으로 '3년 간 교통사고 30% 줄이기'의 밑바탕을 깔아줬다면, 실제로 이를 의식하고 실천하는 주인공은 운전자와 보행자, 즉 시민들이 돼야 한다.

대구시는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비교적 안전에 대한 의식이 낮은 노년층을 위해 지난 달부터 전문강사를 파견해 '찾아가는 교통안전 교육'을 벌이는 한편, 자전거나 이륜차를 이용하는 청소년들에게도 안전운행에 대한 방문교육을 해줬다. 택시기사나 버스기사 등 운수업 종사자들을 대상으로는 각 분야 별 맞춤형 체험교육을 제공하기도 한다.

'교통안전 평생교육'을 표어를 내걸고 시작한 어린이 교통안전 교육 역시 심혈을 기울인 정책 중 하나다. 시는 올해부터 약 4만여 명의 취학 전 아동 및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을 교통연수원에 위탁해 도로주행 등 교통상황을 체험시키고, 횡단보도를 건널 때와 버스를 타고 내릴 때 안전수칙을 가르치기로 했다. 대구시교육청과 협력해 각급 학교에 찾아가 체계적인 교통안전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교통안전을 위한 모두의 노력은 결국 시민들의 참여와 실천으로 결실을 맺어야 한다. 이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도 중요하지만 결국 주인공은 시민이다. 매일신문DB
교통안전을 위한 모두의 노력은 결국 시민들의 참여와 실천으로 결실을 맺어야 한다. 이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도 중요하지만 결국 주인공은 시민이다. 매일신문DB

그러나 이같은 노력이 빛을 발하려면 결국 시민들의 참여와 실천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사소한 교통법규 위반으로 생긴 교통사고가 바로 내 아이를 해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 도로교통공단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국내 교통사고가 야기한 사회적 비용은 모두 26조5천725억원에 달했다. 사망 등 인적 피해는 비용으로 환산할 수 없는 아픔이기도 하다.

대구시 관계자는 "아무리 많은 도로를 정비하고 안전대책을 세워도 결국 이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실천이 없다면 세금을 낭비하는 일에 그칠 수 있다"며 "지난 2년 간 시민과 행정당국이 발 맞춰 교통사고를 대폭 줄여왔다. 올해가 방점을 찍는 해가 될 수 있도록 시민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해준다면 시도 안전한 대구를 위해 한발 더 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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