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평화의 상징 판문점…남북 정상회담 잇따라 열려 '이미지 변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이 지난 26일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가지며 추후 북미정상회담 성사 여부가 주목되는 가운데 27일 경기도 남양주종합촬영소 내 판문점 세트장에서 관람객들이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 사전 접촉도 판문점에서 이뤄지면서 분단과 대립의 상징이던 판문점이 대화와 평화의 장소로 변모하는 분위기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27일 첫 정상회담을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집에서 가진 뒤 이달 26일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2차 정상 회담을 진행했다.

또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를 지낸 성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가 이끄는 미국 측 협상단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등이 참여하는 북측 협상단도 판문점에서 만나 북미 정상회담 의제 조율을 위한 실무회담을 했다.

북미 실무회담의 판문점 개최에 대해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은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열렸다"고 보도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27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미국팀이 김정은과 나의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해 북한에 도착했다"며 북측 지역에서의 회담 개최 사실을 확인했다.

판문점은 그동안 남북 대립의 상징이었다. 6·25 전쟁 직후 한 번 넘어가면 죽을 때까지 되돌아오지 못한다는 '돌아올 수 없는 다리'가 있던 곳이고, '도끼 만행 사건'으로 대표되는 북한군 도발이 빈번히 일어나기도 했던 지역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통상적 정례적인 당국 간 회담의 범위를 넘어서는 다양한 접촉이 판문점을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상황이 시시각각 변화하는 만큼 남·북·미가 신속하면서도 보안이 담보된 접촉을 할 필요성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판문점은 이제 남북이 총을 겨눈 대립과 대결의 이미지를 떠나 대화와 교류의 공간으로 변모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최근 극적인 대화 국면에서 보여줬듯이 평화의 상징으로서 판문점 이미지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

한 남북 관계 전문가는 "판문점에는 남북을 오가는 '길목'으로서 대화와 대립의 상징성이 모두 함축돼 있다"며 "안전·보안과 함께 상당 부분 중립성도 있는 공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