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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투표소에 가서 소확행을 얻자

김기덕 북구선거관리위원회 관리주임
김기덕 북구선거관리위원회 관리주임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란 의미를 가진 '소확행(小確幸)'은 올해 들어 언론이나 인터넷 상에 트렌드로 떠오른 대표적인 키워드로 일본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집에서 나온 말이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 어떤 의미인지 한 번 쯤 생각해 보게 된다.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듣기, 갓 로스팅한 원두를 갈아 만든 기분 좋은 커피향기, 샤워를 마친 후 잘 세탁한 천연 소재로 된 잠옷을 입고 잠들기 등 사소한 부분에서 느끼는 즐거움이 일상생활 속 소확행이 아닌가 싶다.

처음 무엇인가를 해보는 것은 언제나 두근거리는 경험이다. 필자는 오래전 첫 투표를 했을 때의 설렘을 아직 잊을 수 없다. 아침 일찍 투표를 하기 위해 줄 서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알 수 없는 행복한 기분에 지루하지 않게 기다린 경험이 있다. 그리고 한 표를 행사하면서 뿌듯한 마음에 가벼운 발걸음으로 투표소를 나서던 기억이 생생하다.

다가오는 6월 13일은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이다. 얼마 전 후보자 등록이 끝나고 많은 후보자들이 유권자들에게 한 표를 받기 위해 열심히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지방선거는 다른 공직 선거에 비해 유권자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편이다. 선거에 대한 무관심은 피해가 지역 주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또한 아직까지도 특정 정당이나 지연, 학연 등으로 자질이 부족하고 검증되지 않은 후보에게 투표를 하는 경우가 많다. 유권자는 후보자에 대한 도덕성 및 책임감, 공약이행 가능성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비교·검토하여 한 표를 행사하여야 할 것이다.

정치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비판적인 태도, 혹은 지지할 후보가 없다는 생각에서 투표를 포기하려 할지도 모른다. 기권도 하나의 선택이라고 말하며 "내 한 표로 달라질 것은 아무것도 없다" 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권은 결코 분명한 의사표시가 될 수 없다. 기권은 개인의 권리 포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활방식과 존재방식을 결정지을 수 있는 국민의 의사를 왜곡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을, 차선이 없으면 차차선이라도 선택하여야 한다. 이것이 유권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고, 최선의 참정권 행사이다.

이번 지방선거의 슬로건인 '아름다운 선거, 행복한 우리 동네'는 친숙 하면서도 의미 있는 말이다. 동네의 주인인 유권자들이 후보자들이 제시한 공약에 잘 따져보고 투표를 통해 나와 이웃, 우리 아이들을 위한 행복한 동네를 만들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행히도 이번 선거는 역대 그 어느 지방선거보다 유권자들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 유권자 의식 조사 결과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유권자가 70프로를 넘었다고 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유권자의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실천을하기 위해서는 유권자들이 투표하는 즐거움과 행복을 느껴야 가능하다.

투표일은 단순한 임시공휴일이 아니다. 이번에는 우리 모두 꼭 투표소에 가서 확실한 행복을 찾아보자! 투표 할 수 있는 권리의 즐거움을 찾아 한 표의 가치가 잘 반영된 깨끗하고 행복한 투표를 한 유권자! '투표 참여'야말로 진정한 소확행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김기덕 북구선거관리위원회 관리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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