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北美사전협상 쟁점 된 '北핵무기 先폐기'…성김-최선희 두뇌싸움

北 실제 보유핵에 관심…각 기관 추정치는 10∼60기로 편차 커
최대 100기 생산가능 핵물질도 관건…HEU탄 보유 여부도 관심

6·12 북미정상회담 의제조율을 위한 실무회담 미국 측 대표단의 성김 주필리핀 미국대사가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6·12 북미정상회담 의제조율을 위한 실무회담 미국 측 대표단의 성김 주필리핀 미국대사가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의제 조율 과정에서 북한의 핵무기 선(先)반출 폐기 문제가 쟁점으로 부상한 것으로 알려져 그와 관련한 논의 추이가 주목된다.

미측은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 차원에서 이런 요구를 하는 것으로 보이며, 북한의 선택이 주목된다.

사실 '보유 핵무기' 폐기 문제는 그동안 북한 비핵화 논의 과정에서 최종 단계에서나 다뤄질 사안으로 여겨졌다. 따라서 이 대목에서 북미가 어떤 접점을 찾을지가 북미정상회담 사전 협상의 성패를 가를 핵심 사안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27일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진행된 성 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등을 대표로 한 실무협상에서 이 사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실무협상 첫날 논의 내용에 대한 본국 정부의 훈령을 기다린 것으로 추정되는 28일 '숨 고르기'를 거쳐 29일 협상에서도 북한의 핵무기 선 반출 폐기 문제가 다뤄진 것으로 점쳐진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한 전문가는 "북한 비핵화 대상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것이 핵탄두와 핵물질, 운반수단"이라며 "앞으로 협상에서 가장 큰 복병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의 핵탄두 국외 반출 폐기 문제가 북미정상회담 사전협상 테이블에 오른 것은, 비핵화 일괄타결을 원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라는 '미래 핵' 이외에 '보유 핵무기'도 폐기하는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이라고 압박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일본의 교도통신은 전날 미국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를 달성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최대 20개로 추정되는 핵탄두를 조기에 국외로 반출하라고 북한에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의 6·12 북미정상회담 취소 발표 이후 북한이 여러 채널을 통해 '유화적 제스처'를 보여왔고, 그 연장선에서 북미정상회담 사전협상이 열리는 점을 고려할 때 북한이 이전과 다른 태도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북한이 미측의 선 핵탄두 반출 폐기 요구를 일부 수용할 의지를 비쳤거나, 그렇지 않고 우선 10여 기를 생산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일부를 국외로 반출할 수 있다는 의사를 표명했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핵탄두 폐기 못지않게 핵물질 국외 반출 여부도 협상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다 연간 최대 40㎏의 고농축우라늄(HEU) 생산 시설 신고와 폐기도 협상 테이블에 올랐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북한은 우라늄탄 1기 제조에 고농축우라늄 15~20㎏이 소요되어 이론적으로는 연간 2기의 우라늄탄을 제조할 능력을 갖췄다.

국가안보전략연구의 한 전문가는 "미국이 주장하는 완전한 비핵화는 이미 개발한 핵무기를 비롯한 핵분열성 물질, 핵물질의 생산과 농축시설, 핵무기의 제조·저장시설, 연구시설, 일체 관련 프로그램을 포함한다"면서 "미국이 요구하는 비핵화의 범위에 북한이 어디까지 수용할지가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