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인력 40%가량이 대학에 근무
기술이전 실적 10% 전국 꼴찌 수준
대학'교수 산학융합 흐름 못 따라가
머리로 살지 말고 온몸으로 나서라
대구경북의 경제지표가 개선될 여지가 보이질 않는다. 대구의 경우 지난 2016년 실질경제성장률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마이너스(-0.1%)를 기록한 바 있다. 경북 역시 2.4%로 전국 16개 시도 평균인 2.8%에도 못 미쳤다.
설상가상으로 금년도 1분기 경제 사정은 1년 동안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광공업생산지수'는 전년 동분기 대비 2.5%나 감소했고, 취업자 수는 7만 명 감소, 수출은 2.9% 감소, 여기에 인구 순유출은 8천881명을 기록했다. 특히 20대의 유출이 5천295명으로 나타나 지역 경제가 심각한 '4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고용지표는 더 심각하다. 15~29세 사이의 청년 중 대졸 이상 고용률이 전국 평균 46.9%인 데 비해 대구는 37.7%, 경북은 37.6%로 전남(37.1%)을 제외하곤 최하위다.
대졸 이상의 고학력 실업자가 높은 이유는 지역 내에 양질의 일자리가 정체되어 있다는 점과 지역 대학 졸업생들의 취업 성과가 수도권 대학 졸업생들에 비해 현격히 낮기 때문이다. 지역 경쟁력 저하와 높은 청년실업 등으로부터 지역 발전의 핵심이자 연구기관인 동시에 인력 공급 기관인 지역 대학이 자유로울 수가 없다. 대구의 경우 연구개발 인력의 40.95%(6천824명), 경북의 경우 36.76%(9천66명)가 대학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는 경기, 울산, 경남, 충남 등에 비해 월등히 높다.
하지만 이들 지역에 비해 인력 수 대비 최근 5년간 과학기술 논문, 특허 등록 수는 높은 반면에 대학의 기술이전이나 사업화 건수는 상대적으로 낮다. 이는 지역 대학이 이론적 연구나 기초연구 혹은 '연구를 위한 연구'에 치중하면서 산학협력이나 사업화 혹은 실무형 연구는 소홀히 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의구심이 들게 한다. 단적인 예로 2016년 전체 대학의 기술이전 계약 체결 실적이 서울(21.5%), 경기인천(21.7%), 충남대전충북(14.3%), 경남부산울산(12.8%), 전남광주전북(13.8%), 대구경북(9.8%)의 순으로 제주강원을 제외하고는 전국에서 가장 낮다. 그래서일까? 전국 대학 평가 결과 지역 거점국립대학인 경북대가 2005년 11위에서 한때는 20위권 밖으로 밀렸다가 2017년도에는 19위에 머물고 있다. 필자가 보기에 최근의 지역 경제지표와 청년 고용지표의 악화, 결과적으로 지역 대학의 경쟁력 약화라는 악순환은 지역 대학과 교수들이 산학융합이라는 시대의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이에 걸맞은 교육과 연구를 게을리한 결과이다.
입으로는 산학협력을 외치면서 몸으로는 받아들이지 못하다 보니 지역 경제는 나락을 헤매고 지역 대학 졸업생들은 전국 최고의 실업률에 신음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역이 보수적인 데다 유교문화의 영향이 많이 남아 있어 사실상 지역 대학 교수들은 안정적인 직장과 보수에다 사회적 존경까지 받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을 방치하고 지역을 외면하는 대학은 존립의 정당성을 상실한다.
이제부터라도 나의 제자를 위해 그리고 내가 몸담고 있는 지역을 위해 지식인의 한 사람으로서 머리로만 살지 말고 온몸으로 땀 흘려 헌신함으로써 '교수스러움을 벗고 교수답게'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대구시와 경북도는 산학 연계 연구 프로젝트 지원의 경우 대학이나 기업 혹은 지자체 단독 프로젝트는 배제하고 공동으로 사업화 가능성과 실효성 가치를 인정한 프로젝트만 지원할 필요가 있다.
최근 경북도 김관용 지사께서 강조하는 것처럼 지역 대학에 사장된 기술의 발굴과 사업화를 위한 노력, 포스텍 김도연 총장의 Univer+City 운동 등도 지역 대학 중심 산학융합의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재훈 영남대 경영학과 교수, 한국테크노파크협의회 회장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