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만인의 청원' 만인소,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태 지역목록 등재 확정

30일, 광주MOWCAP 총회서 결정
사도세자추존만인소, 복제개혁반대만인소 등 2점
한국국학진흥원, 유교책판 등 기록유산 4점 보유

한국국학진흥원이 추진해온
한국국학진흥원이 추진해온 '만인의 청원, 만인소'가 30일 광주에서 열리고 있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지역 총회에서 아태지역 목록으로 등재하기로 최종 확정됐다. 사진은 이번에 등재가 확정된 '사도세자추존만인소'. 한국국학진흥원 제공

'만인의 청원, 만인소' 2점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 목록에 등재 확정됐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지난 29일부터 대한민국 광주에서 열리고 있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록유산 총회'(MOWCAP) 기간인 30일, 인류가 기억해야 할 중요 기록물로 '만인의 청원, 만인소'를 세계기록유산 아태지역 목록으로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면서 "이로써 한국국학진흥원은 2016년 5월 '한국의 편액'을 한국 최초로 유네스코 아‧태기록유산으로 등재시킨 이후, 연이어 아‧태 기록유산에 등재 시키는 쾌거를 이루게 됐다"고 30일 밝혔다.

이번에 등재가 확정된 만인소는 도산서원에서 전해오던 '사도세자추존만인소'와 옥산서원에서 소장해오던 '복제개혁반대만인소' 등 2점이다. 지금은 한국국학진흥원이 보존해오고 있다.

만인소(萬人疏)는 조선시대 만여 명에 달하는 재야 유교 지식인들이 연명, 목숨을 걸고 왕에게 올린 청원서다. 이는 당시 여론을 하나의 문서로 만들어 정책에 반영시키려 했던 '거대한 언론 운동'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같은 만인소 운동은 1792년 억울하게 죽은 사도세자를 신원해 달라는 청원으로부터 시작, 19세기 말까지 모두 7차례 진행됐다.

이 가운데 만인소 원본이 남아 있는 것은 1855년 사도세자를 왕으로 추존해 달라는 '사도세자 추존 만인소'와 1884년 당시 중앙정부에서 진행된 복제 개혁에 반대하는 '복제개혁 반대 만인소' 등 2점이다.

이번에 등재 된 만인소는 '만여 명의 개인이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 유교적 윤리관을 국가에 실천적으로 적용하고자 한 민주주의의 초기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만인소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던 부분은 '민주적 절차'에 관한 것이었다. 만인소는 순수한 재야 지식인들의 자발적 청원이라는 성격에 부합할 수 있도록 통문과 회합 등을 통해 공론을 모으고, 소두(疏頭)와 담당자 선출 등 과정에서 철저한 민주적 절차를 따랐다. 상소에는 참여자 전원이 자필로 이름을 써 자발적 참여와 책임성을 명확히 했다.

특히, 만인소는 기록물의 형태에 대해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사도세자 추존 만인소'는 1만94명이 연명한 상소로, 폭 1.11m, 길이 96.5m, 무게 16.6kg이다. '복제개혁 반대 만인소'는 8천849명이 연명한 상소로, 폭 1.02m, 길이 100.36m, 무게 8.3kg이다.

이상호 한국국학진흥원 기록유산센터장은 "만인소는 그 성격상 중앙정부를 비판하고, 옳은 방향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중앙권력에 반하는 성격들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만인소 운동에 참여한 재야 지식인들은 목숨을 걸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만인소'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 목록 등재로 한국국학진흥원은 국제적인 기록유산 전문기관으로 거듭나게 됐다. 훼손 및 멸실 위기에 처한 민간소장 기록유산의 수집‧보존을 위해 설립된 한국국학진흥원은 현재 민간소장 기록유산 49만 8천여 점을 소장하고 있는 기관으로 성장했다.

2015년 10월 '유교책판' 6만4천226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시켰고, 2016년 5월 '한국의 편액' 550점을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록유산으로 등재시켰다. 2017년 10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국채보상운동 기록물' 가운데 52점을 보유하고 있는 등 세계가 인정한 기록유산 4종을 소장한 기관으로 자리매김 하게 됐다.

한편, 한국국학진흥원은 기록유산을 보존하고 가치를 국민들과 공유하기 위한 국제적인 프로그램으로 '세계기록유산 지식센터'의 국가별 센터인 '한국 세계기록유산 지식센터'를 유치, 6월 1일 개소식과 함께 학술대회를 마련한다.

이용두 한국국학진흥원장은 " '만인의 청원, 만인소'의 등재를 통해 한국국학진흥원은 민간소장 기록유산의 가치를 국제적으로 공인받았다. 이를 계기로 그 가치를 국민들과 공유하고 전승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만들어 갈 계획"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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