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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선거 단골 메뉴된 제2작전사령부 이전, 현실성 있나

대구시 수성구 제2작전사령부 이전 문제를 놓고 논란이 한창이다. 더불어민주당 남칠우 수성구청장 후보가 제2작전사를 이전하고, 그 자리에 대구판 실리콘밸리를 조성하자고 제안한 것은 얼핏 그럴듯해 보인다.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지만, 현실성과 통합대구공항 이전 문제, 우선순위 등을 고려할 때, 아무래도 선거용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제2작전사 부지는 만촌동, 연호동 일대 247만㎡에 달한다. 남 후보의 구상대로 그 자리에 4차 산업혁명 전진기지와 휴양 녹지 공간을 만들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 군부대 이전에 따른 지역 경제 파급효과도 8조2천억원으로 추산된다니 획기적인 사업이 아닐 수 없다.

남 후보의 장밋빛 구상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전망이 쏟아지는 이유는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이다. K2 공군기지 및 통합대구공항 이전 사업처럼 군부대를 옮기려면 법에 따라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이뤄져야 하고, 이전터를 개발해 이전 비용을 마련해야 한다. 이전터를 팔 곳이라고는 아파트 업자밖에 없으니 미래는 불 보듯 뻔하다. 군인 가족을 도심 외곽으로 내쫓고, 그 자리에 아파트촌을 만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남 후보의 공약 발표 자리에 이철희 민주당 국방위 간사가 참석해 지원을 약속한 것은 괜찮은 선거운동 방법이다. 이 의원이 제2작전사 이전의 타당성을 강조하는 것도 좋았지만, 그보다 앞서 대구공항 이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것이 옳았다. 정부의 비협조로 이전 후보지조차 확정하지 못한 통합대구공항 이전 문제는 제2작전사와는 비교할 수 없는 중차대한 사안이다.

제2작전사 이전 공약은 처음이 아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2012년 수성갑 국회의원 선거 때와 2014년 대구시장 선거 때 공약으로 내세웠으나 선거 후에는 흐지부지됐다. 선거 때마다 단골로 나오는 공약이라면 큰 기대감을 가질 필요는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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