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회삿돈을 내 돈처럼…1억3천만원 빼돌린 시내버스회사 대표 등 4명 구속

부사장, 상무, 노조위원장도 공모해 횡령 가담

대구 한 시내버스 업체 간부들과 노조위원장이 수년 간 회삿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본지 3월 31일자 5면 보도)로 검찰에 구속됐다.

대구지검 인권첨단범죄전담부(부장검사 김춘수)는 4년에 걸쳐 회삿돈 1억3천여만원을 빼돌려 가로챈 혐의(업무상 횡령 및 배임수재)로 시내버스 업체 대표이사 A(59) 씨와 전직 부사장 B(50) 씨, 정비 상무 C(63) 씨, 전 노조위원장 D(54) 씨 등 4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31일 밝혔다. 회사의 비리를 시민단체와 검찰에 알렸던 전직 부사장 B씨는 회사의 실권을 장악하고 범행을 주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7월 폐차할 버스 6대를 3천860만원에 판매한 뒤 2천710만원에 넘긴 것처럼 서류를 꾸며 1천150만원을 되돌려받는 등 2014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폐차 판매 가격을 조작해 5천96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회사 근처에서 도로공사를 하는 건설사로부터 공사 소음 등을 이유로 1천500만원을 받아 마음대로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지난 2016년에는 회사 건물 신축공사의 시공사로 선정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공사 관계자에게서 해외골프 접대를 받는 등 552만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받기도 했다.

개인이 내야할 이자소득세 1천380만원도 업무추진비로 대신 냈고, 직원 겨울 점퍼 구입비용이나 직원 휴게소 전자제품 구입 비용도 부풀려 차액을 횡령했다.

검찰은 이들이 빼돌린 돈을 금고에 보관하면서 필요할 때마다 꺼내 개인 경비나 술값 등으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이 회사는 '근로자 지주회사'로 횡령한 금액만큼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돈이 줄어든다. 기사들의 호주머니를 털어간 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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