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권영진 대구시장 자유한국당 후보 폭행 논란 당사자, "손만 뻗었을 뿐 폭행한 것 아니야"

주부 심모 씨 "'테러범' 취급은 너무해… 발달장애 딸 둔 평범한 엄마일 뿐"

주부 심모(50) 씨는 지난달 31일 권영진 자유한국당 대구시장 후보를 폭행한 것으로 지목된 논란의 주인공이다.

그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그는 "결코 권 후보를 폭행한 적이 없다. 가는 길을 멈추고 얘기에 귀 기울여 달라고 손을 앞으로 뻗었을 뿐, 폭행이라는 말은 당치도 않다"고 주장했다.

심 씨는 당시 자폐성 발달장애 1급인 딸(25)과 함께 집회에 참석했다. 그는 딸이 중학생 때 학교폭력을 당한 이후 비슷한 어려움을 겪던 장애인 부모들과 만나고 고충을 공유해 왔다. 그러다 보니 장애인단체의 집회 시위에도 몇 차례 참여해 왔다.

그가 이번 권 후보 출정식 때 집회에 나선 것은 딸이 머지않아 대구시의 발달장애인 자립지원사업 대상에서 제외될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지역 내 발달장애인 사업지원 수요가 많다 보니 만 30세를 전후한 발달장애인은 더 이상 사업지원을 받지 못하는 처지다.

발달장애인이 만 30세가 넘었다고 해서 비장애인 성인만큼 온전히 자립할 수도 없다 보니 장애인과 가족들은 이후로도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나 지원 사업 등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답답한 형편에 처한 부모가 저 뿐만이 아닙니다. 권 후보께서 잠시라도 장애인과 그 가족의 답답한 심경을 들어주기를 바랐을 뿐입니다."

그는 사건 이후 자신을 권 후보의 상대 정당 소속이라고 추정하거나, 테러범으로 몰아가는 시선에 고통받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 주변에서 저를 두고 벌어지는 상황이 너무 비현실적으로 느껴집니다. 기사 내용도, '폭행 가해자'라고 비난하는 댓글도 정말 저를 두고 하는 얘기가 맞는지 믿기지 않습니다.  당시 상황을 떠올리기가 너무 싫어서 관련 동영상도 딱 한 번만 봤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맹세컨대 특정 정당 소속도, 테러범도 아니다. 그저 자폐증 딸을 둔 평범한 엄마다. 어제 일 이후 장애인 부모로 산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다시금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1일 오후 권 후보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심 씨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심 씨는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저 사건이 원만히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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