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지식산업센터, 노후 3산단 젊은 일터로 재생…236억원 들여 작년 개관


지난해 12월 대구 북구 침산동에 문을 연 대구지식산업센터가 노후한 제3산업단지의 재생 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대구지식산업센터 전경 모습. 대구시 제공
지난해 12월 대구 북구 침산동에 문을 연 대구지식산업센터가 노후한 제3산업단지의 재생 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대구지식산업센터 전경 모습. 대구시 제공

지난해 개관한 대구지식산업센터가 노후한 대구 제3산업단지 재생의 중심축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침산동에 입주한 대구 최초 지식산업센터

대구시는 지난해 12월 19일 중소기업에 저렴한 사업장을 제공하고 근로자 근무환경을 개선하고자 제3산단에 인접한 북구 침산동에 대구지식산업센터를 개관했다. 2010년 중소기업청(현 중소벤처기업부)의 '노동집양형 아파트 공장 설립 시범사업 대상지'로 부산, 광주와 함께 선정돼 총 사업비 236억원을 들여 건립한 곳이다.

지하 1층, 지상 8층, 연면적 1만3천734㎡ 규모의 건물에는 도심형 아파트형 공장 46실, 근린생활시설(상가) 4실, 구내식당, 체력 단련장, 교육장, 기숙사 등 지원시설이 마련됐다.

그간 중소기업은 대구 도심의 공장용지 가격이 급등하고 각종 규제가 강화되면서 입지를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고자 아파트형 공장건물로 등장한 지식산업센터도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됐거나 민간이 주도해 분양가가 높은 등 영세기업이 입주하기에는 어려움이 컸다.

때마침 대구의 대표적 도심노후산단이던 제3산단(1967년 조성)이 정부 주도의 재생사업지구로 2009년 선정(2013년 고시)되면서, 중소기업청은 이곳 영세기업 입지를 해소하고 재생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자 지식산업센터를 마련키로 했다.

대구지식산업센터는 제3산단 기업의 생존력과 경쟁력을 높이는 기능을 하고 있다.

조성 당시만 해도 대구 변두리에 있던 제3산단은 대구의 도시확장에 따라 점차 도심으로 편입됐다. 이에 따라 교통이 편리해지고 일자리 확보에도 유리해져 산단 내 사업장이 포화에 이르렀다. 아울러 산단 내 대지를 잘게 쪼개 소필지로 입주하는 공장도 급증하자 소규모 영세기업은 장기간 저렴한 임대공간을 찾기 더욱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대구지식산업센터가 들어서면서 이런 어려움이 다소 해결됐다.

완공한 건물 1~3층은 크레인을 설치할 수 있게끔 층고를 높였고 주변 금속, 기계제조업체 수요에 따라 건물 내 차량이 진입할 수 있도록 했다. 나머지 7층까지도 4.2m의 층고를 확보해 기계성능 유지와 근로환경을 보장했으며 화물용 리프트를 설치해 물건을 운반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센터 입주 기업은 총 22곳으로 입주율 96%에 이른다. 업종별로는 기계부품·로봇·드론 제작업체가 15개에 이르며 이 밖에 중소벤처업체가 7개를 차지한다. 건물에는 근로자 총 176명이 일하며 생업을 이어가고 있다.

◆노후 산단에 젊은 기업여건 불어넣는다

제3산단은 '마음만 먹으면 미사일, 탱크도 만든다'고 널리 알려진 국내 뿌리산업(기계공업)의 메카다. 지난해 이곳의 생산액 증가율은 18.2%. 대구 전체 산단에서 2.5% 증가한 것과 비교해 특히 두드러지는 수치다. 그런 뿌리산업 기피 현상이 심화한 요즘 제3산단 근로자의 연령대는 평균 50대에 이를 만큼 높아지고 있다. 눈에 띄는 수익 향상도 쉽게 이뤄지지 않아 건물·시설에 대한 재투자 역시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대구지식산업센터는 이처럼 노후한 제3산단이 재생사업을 진행하는 동안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 중심축 역할을 할 전망이다. 현재 센터 내 근로자의 88%는 20~40대로 제3산단 평균 연령을 확 낮춰주고 있다. 아울러 업체들이 필요로 하는 기업 홍보·마케팅 제작지원, 특허출원비용 및 국·내외 전시회 참가비용 지원 등 목적으로 총2천200만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센터 임대료가 주변 공장에 비해 25%가량 저렴한 것도 장점이다. 이는 산단의 부족한 용지를 보충해줄 뿐 아니라 입주 기업의 근무 여건 역시 체질적으로 바꿔 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속속 들어서는 지식산업센터, '민간 주도 센터' 요구도 높아

대구시는 앞으로 수성의료지구 내 ICT융합벤처, 달서구 내당시장 내 창업인프라지원센터, 북구 삼영초등학교 부지를 활용한 지식산업센터(국비지원사업 건의 중) 건립을 계획하는 등 공공 지식산업센터를 추가할 계획이다. 지역 내 지식산업기반 확충과 기업 입주공간 확충이 시급하다는 이유다.

지금은 공공 주도로 이 같은 시설을 만들고 있으나 앞으로는 타 지역처럼 기업 여건에 더욱 밝은 민간이 지역 업계와 머리를 맞대 지식산업센터를 건립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된다.

실제 또 다른 대구 재생산업단지인 서대구산업단지에서는 입주예정기업을 지원하고자 민간 크라우드펀딩을 진행, 대구 최초의 공공·민간 합작 지식산업센터 건립을 앞두고 있다.

대구시 산단재생과 관계자는 "지식산업센터는 입주 업체의 부지 마련과 일자리 창출을 도와 견실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할 책임을 지닌 곳"이라며 "근로자들이 산업 일꾼의 최일선에 있다는 자부심을 얻을 수 있도록 대구시도 더 많은 지식산업센터를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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