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은 2007년 1월, 복잡한 출근 시간대에 워싱턴 랑팡플라자 역에서 45분간 스트라디바리우스를 연주했다. 사람들은 음악소리가 들려오는데도 불구하고 바쁜 걸음으로 앞만 보고 움직였다. 조슈아는 그날 고작 32달러를 벌었다. 사람들은 그가 TV에 나온 적이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무료로 진짜 음악을 연주하고 있는데도 지나쳐간 것이다.
조슈아는 이날 지하철에서 연주하기 이틀 전, 곧 있을 보스톤 공연을 앞두고 있었는데 그 공연의 티켓가격은 약 11만원 정도였는데 모든 객석은 매진됐다. 이것은 사회적인 인식과 지지없이 간과되는 다양한 사회적 영향의 작용은 아닐까. 첫 번째는 연주를 감상할 여유를 가질 수 없는 바쁜 현실의 익숙해진 모습 때문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거리를 지나가다보면 특정한 공간이나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다양한 악기를 이용한 음악, 노래, 춤 등 거리예술을 봤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스마트폰이나 이어폰을 의지한 채 복잡한 머릿 속을 계산하며 바삐 지나가는 것이 일상이다. 아무리 좋은 볼거리도 이슈화되지 않고 갖춰진 공간이 아닌 곳에서 감상하기는 쉽지 않다.
두 번째는 사회에서 문화적 영역이나 기관들이 융합한 결과가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개인의 활동 가운데서 천재성을 찾는 것이 아니라 그 천재성의 가치를 사회가 부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유명한 배우들이 출연하는 작품이 사회적·문화적인 영향으로 이슈화되면서 같은 시기에 공연하는 무명 배우들의 작품은 연기가 손색이 없다 해도 흥행에는 큰 차이가 생긴다.
이와 같이 공간적인 제약이나 사회적인 영향력이 사람들의 편향적인 생각에 크게 작용한다. 이러한 문제들의 해답을 위해 교육극단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접근을 위한 필요성을 느끼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어 위해 끊임없는 도전을 하고 있다. 교육극단 '나무테랑'의 2번째 정기공연 가족뮤지컬 "삶 in 사랑2"에서는 찾아가는 공연, 또는 길거리 낭독극으로 보여지기만 하는 예술이 아닌 포럼 형식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공감할 수 있는 감성을 자극해 공감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앞만 보고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시간의 부담없이 뒤를 돌아볼 수 있는 감동을 주고, 이슈화된 예술작품을 기다리는 사람들 또한 지역의 연극에 대한 따뜻한 인식과 영향력이 조금씩 나이테처럼 퍼져나가기를 기대해본다.
이융희 교육극단 '나무테랑'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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