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간단한 민원업무도 2~3시간…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 인력 부족 심각

대구경북 거주 외국인 11만명…사무소 민원 전담 직원 12명, 1인당 하루 400건 업무 처리

4일 오전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서 외국인들이 체류지 변경 등 민원 처리를 위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4일 오전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서 외국인들이 체류지 변경 등 민원 처리를 위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4일 오전 10시쯤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 민원실 대기석은 빈 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민원인들은 애타는 표정으로 서류를 쥐고 민원창구만 힐끗힐끗 쳐다봤다. 각종 서류가 비치된 탁자에는 서류를 쓰려는 민원인들이 잔뜩 몰려 있었다. 벽에 걸린 모니터에 표시된 '대기인 수 32명'은 좀처럼 수가 줄지 않았다.

직원들은 진땀을 흘리며 밀려드는 민원을 처리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체류지를 변경하려고 경북 영주에서 왔다는 위옥빈(24·베트남) 씨는 "오전 5시 첫 차를 타고 왔지만 아직 업무를 보지 못했다"며 "간단한 민원도 2~3시간씩 기다리는 건 예사"라고 한숨을 쉬었다.

대구경북에 체류하는 외국인 수가 11만 명을 넘는 등 민원수요가 폭증하고 있지만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의 담당 인력은 제자리여서 민원인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대구경북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2010년 이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동북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1월 기준 지역의 외국인 주민은 대구는 3만8천899명, 경북은 7만4천919명 등 모두 11만3천818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1년에 비해 대구는 38.2%, 경북은 47.5% 증가한 수치다.

급격하게 늘어나는 외국인 주민 수와 달리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 배치된 민원 전담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현재 이 곳에서 민원업무를 보는 직원은 모두 12명으로, 가장 업무가 많은 체류팀에 6명이 배치돼 있다. 이들이 지난해 처리한 민원은 10만 건에 달했다. 한 사람이 하루 평균 400건 이상의 업무를 처리한 셈이다.

그러나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 민원실에 배치된 인력은 8년 전보다 오히려 줄었다. 단속 및 심사업무를 포함한 이 곳의 전체 인력은 지난 2010년 49명에서 지난해 45명으로 감소했다. 민원은 급증했는데 이를 처리할 인력은 줄어든 셈이다. 구미출장소 신설과 경주 지역의 울산출장소 이관에도 불구하고 처리할 업무는 줄지 않았다는게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의 설명이다.

법무부는 올해 단속인력을 보강하고자 '광역단속팀'을 신설, 14명을 대구에 추가로 배치할 계획이지만 민원업무 담당 인력은 아직 증원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 관계자는 "광역단속팀 신설로 가장 문제였던 단속 업무는 일단 숨통이 트인 상태"라며 "민원인력 확충도 지속적으로 건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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