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격동의 6·13 TK 선택] 민주당 '뒤집기' 한국당 '지키기' 총력 태세

6'13 지방선거가 6일 앞으로 다가왔다.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정서를 깨고 더불어민주당이 승리를 거머쥘지, 자유한국당이 텃밭을 지켜 낼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뜨겁게 달궈지고 있는 포항과 경주지역 기초단체장 선거에 대한 밑바닥 민심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와 영덕지역 선거 판세를 살펴본다.

◇포항시장…허대만-이강덕 양강 구도 치열한 공방

포항시장 선거는 민주당 허대만 후보와 현 시장인 한국당 이강덕 후보가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바른미래당 이창균, 무소속 모성은, 손성호 후보도 열심히 뛰고 있지만 두 후보에게는 눈에 띄게 밀리는 양상이다.

시민들의 지지후보에 대한 목소리도 다양하다. 민주당 후보 지지와 한국당 후보 지지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포항시장 선거에 나선 후보들이 현수막을 통해 자신들을 알리고 있다. 이상원 기자
경주시장 선거 벽보를 한 시민이 지나가며 보고 있다. 이채수 기자
민주당 장성욱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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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이희진 후보
포항시장 선거에 나선 후보들이 현수막을 통해 자신들을 알리고 있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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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을 하는 김성수(50) 씨는 "포항도 이제는 변해야 한다"면서 "박근혜 정부의 폐단을 거울삼아 새롭게 개혁하기 위해서는 민주당 허대만 후보를 선택해 새 바람을 불어 넣어야 포항이 살 수 있다"고 변화의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에 식당을 운영하는 김미숙(가명'56) 씨는 "변화를 믿고 민주당 문재인 대통령을 선택했지만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알바생 쓰기도 힘들 정도로 오히려 서민들은 더 먹고살기 힘들어진 것이 현실이다"면서 "이번 선거에서는 민주당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택시기사 최영호(가명'66) 씨는 "민주당은 마음에 들지만 허대만 후보는 믿음이 안 간다.허 후보는 나이도 어린 데다 행정 경험이 없다는 점이 단점이다"면서 "좀 더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회사원 김경수(39) 씨는 "이강덕 시장이 4년 동안 포항 발전을 위해 해놓은 것이 별로 없는 것 같다"면서 "차라리 집권 여당 후보를 뽑아 포항의 새로운 발전을 견인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고 허 후보 지지를 표명했다.

문재인 정부를 견제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박성태(가명·52) 씨는 "문재인 정부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지역에서 보수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이강덕 후보는 도덕적으로 깨끗한 후보인데다 공직 경험이 풍부한 만큼 한번 더 믿고 시정을 맡겨도 될 것 같다"고 지지를 나타냈다.

주부 김은숙(48) 씨도 "지난 4년 동안 이강덕 시장이 시정을 무난하게 이끌었다고 본다"면서 "한번 더 기회를 줘 행정의 연속성을 가져가는 것도 필요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미래당 이창균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시민도 있었다.

전문직에 종사한다는 이성민(45) 씨는 "지방선거는 정당이 중요치 않다고 생각한다. 이후보는 경제와 지방재정 전문가로 알고 있다"면서 "이런 후보를 선택해야 포항이 경제적으로 윤택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소견을 피력했다.

무소속 모성은, 손성호 후보에 대해서는 "무소속의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선 가능성이 낮아 선뜻 지지하기가 어려운게 사실이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포항 이상원 기자 seagull@msnet.co.kr

◇경주시장…주낙영 최양식 박병훈 임배근 오차범위 내 접전

경주시장 선거는 투표일을 불과 열흘도 채 남기지 않은 현재까지 각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민주당 임배근, 한국당 주낙영, 바른미래당 손경익, 대한애국당 최길갈, 무소속 박병훈, 최양식 후보 등 6명이 출마했다.

지역 정가에 따르면 경주시장 선거 판세는 현재 주낙영 한국당 후보의 접전 속 우위, 무소속 최양식, 박병훈, 임배근 민주당 후보가 바짝 뒤쫓고 있는 양상이다.

매일신문을 비롯한 주요 언론들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들 후보 간 차이는 오차범위 내여서 선거 후반에 선거판을 흔드는 변수가 급부상할 경우 판세가 변할 수 있는 구도다.

민주당 후보 1명과 한국당 후보 1명, 무소속 2명 등 4강 대결구도가 형성되자 시민들의 해석도 제각각이다.

성건동 주민 최정일(42) 씨는 "주낙영 후보는 경북도 행정부지사를 역임하며 풍부한 행정 경험과 중앙, 지방의 고른 인맥 등으로 경주 발전의 적임자"라며 "한국당의 주낙영 후보를 뽑아 경북 보수의 마지막 자존심을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경주보문단지의 한 상인은 "박병훈 후보는 한결같다는 게 믿음이 간다. 경주에서 태어나고 자라, 경주에서 활동해 항상 보이는 것이 큰 장점이다. 지역의 젊은 정치가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경주를 너무나 잘 이해하고 있어 당선되면 시정을 잘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무소속 박병일 후보
경주시장 선거 벽보를 한 시민이 지나가며 보고 있다. 이채수 기자

최양식 후보를 지지한다는 한 시민은 "재선 경주시장으로서 경주를 철저히 파악하고 있으며, 서울에서 30년 공직생활과 경주에서 8년의 지방행정을 펼쳐온 만큼 풍부한 행정경험이 타후보에 앞선다. 3선이 되면 지속적인 경주 발전이 기대된다"고 지지 이유를 밝혔다.

여당후보인 임배근 후보의 막판 승리를 점치는 시민도 많았다.

경주 외동공단에서 자동차부품 공장에 근무하고 있는 임해민(가명ㆍ50) 씨는 "현재 민주당의 임 후보가 이들 세 후보보다 여론조사에서 다소 뒤지고 있으나 사업예산 10조원 확보를 구체화하고 남북정상회담에 이은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면 막판 역전 승리도 가능하다고 자신한다"며 민주당 후보의 승리를 기원했다.

이들 4강에는 다소 뒤지지만 손경익 후보를 응원하는 시민도 있었다.

자영업을 하는 정영모(47ㆍ황성동)씨는 "손 후보는 경주시의회 의원으로 활동하며, 서민상권과 서민경제 살리기에 많은 관심을 쏟았다"며 "때묻지 않는 손 후보를 적극 추천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주는 지난 2014년 후보들의 진흙탕 싸움으로 심각한 선거 후유증에 시달린 만큼 이번 선거를 근심어린 눈빛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취재과정에서 만난 다수의 경주시민들은 "현재 경주는 선거 혁명이 일어나야만 새로운 미래를 기대해볼 수 있다. 경주에서만 여당으로 군림하는 무능한 세력과 거기에 빌붙어서 자기 주머니 채우기에 바빴던 부패 세력들이 또다시 경주의 살림을 맡는다면, 그들이 저질러놓은 '피폐한 경주'는 가속도가 붙은 눈덩이처럼 추락하고 말 것"이라고 경주를 걱정했다. 경주 이채수 기자 cslee@msnet.co.kr

◇영덕도 민주당과 한국당의 싸움

민주당 장성욱(61) 후보와 한국당 이희진(54) 후보의 양강 구도에 무소속 박병일(56) 후보가 추격하는 형세인 영덕군수 선거가 열기를 더하고 있다.

영덕군수 선거가 6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 장 후보의 추격세가 만만치 않다. 한국당 지지자들 중 일부가 도의원과 기초의원 공천 과정에서 빚어진 잡음이 해결되지 않고 되레 깊어지자 이들 중 상당수가 한국당 후보가 아닌 민주당 후보 지원에 뛰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민주당 장성욱 후보

한국당 이희진 후보

무소속 박병일 후보

장 후보 측은 자체 분석 결과 당내 우원식 전 원내대표·김두관 의원·표창원 의원 등 중량급·스타 의원들이 잇따라 유세에 합류해 '예산 폭탄'을 예고하자 여당 프리미엄 지역발전론이 주민들에게 각인되기 시작했고 승기를 잡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 후보는 "지난 군수 선거에서 떨어지고 지금껏 고민하고 연구했다. 백척간두에 선 영덕을 구하기 위해 나의 경험과 인맥을 최대한 활용해 일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이에 맞서 현직 프리미엄에 기대 재선 군수에 도전하는 한국당 이 후보는 뿌리 깊은 한국당 정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 후보 측은 지난 17대와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에게 80% 후반대의 압도적 지지를 보냈던 만큼 영덕군에는 노년층을 중심으로 15~20% 정도의 콘크리트 보수 표심이 웬만한 바람에는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후보 측는 "원전 백지화, 380억원 문제 등은 민주당이 사과하고 책임져야 한다. 군정의 연속성을 위해 군민들이 나를 선택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무소속 박 후보는 한국당에 실망한 표심이 무소속에 몰리고 있다고 분석하고 양강 추격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영덕 김대호 기자 dh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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